요즘은 혼자 밥을 먹는 게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왠지 쓸쓸하고 눈치가 보인단 사람도 있지만, 젊은 층 사이에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풍경인데요, 바쁜 일상 속 잠시나마 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한 노력, 혹은 개인의 영역을 중시하는 가치관의 변화에 따른 추세라 볼 수도 있지만, 더 근본적인 배경이 있는 건 아닐까요? 윤춘호 기자의 칼럼입니다.
요새 <고독한 미식가>라는 제목의 일본 드라마가 인기입니다. 별다른 줄거리 없이 그냥 먹방처럼 주인공이 홀로 음식점에 들러 맛있게 음식을 먹는 게 전부인데요, 최근 이렇게 혼자 밥을 먹는 이른바 '혼밥'만 유행인 게 아니라 혼자 술 마시는 혼술, 혼자 노는 혼놀, 심지어 혼자 클럽에 가는 혼클이란 말까지 나왔을 정도로 나홀로를 외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서점에 가도 <혼자 있는 시간의 힘>, <고독이 필요한 시간>,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등등 혼자 있기를 추천하는 책들이 앞자리에 진열돼 있습니다. 친구가 없어 어쩔 수 없어서가 아닌, 혼자이길 자발적으로 택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뜻입니다.
여기에는 물론 빡빡한 주머니 사정이 한몫할 겁니다. 무엇을 타인과 같이 즐긴다는 것 자체가 사치로 느껴질 만큼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부족한 거죠.
그렇지만 이런 표면적인 이유 속에는 일종의 관계 맺음에 대한 포기, 나아가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대한 기대의 포기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80년대 말 이후 젊은 세대들이 광장에 모여 무언가를 요구했을 때 성공보다는 실패로 끝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이런 좌절의 집단적 기억이 자라 결국 무언가를 여럿이 함께한다는 것 자체를 무모하거나 덧없다고 인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자신만의 세상으로 침잠하게 됐을 수도 있는 겁니다.
혼밥 열풍이 단지 음식을 방해받지 않고 천천히, 제대로 음미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됐다면 걱정할 필요가 하나도 없을 텐데요, 혹시 각자도생을 권하는 우리 현실을 상징하는 건 아닌지 걱정을 지울 수가 없다고 윤 기자는 전했습니다.
▶ [칼럼] 고독한 미식가들에게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