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총재로 문민정부 구성에 나선 미얀마 민주화 영웅 아웅산 수치 여사가 자신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들에게 2주간 여행 금지령을 내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수치 여사가 총재로 있는 NLD의 중앙집행위원회는 소속 의원들에게 다음 주말까지 수도 네피도를 벗어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NLD 의원은 "다음 주말까지 네피도를 벗어날 수 없다"며 "중앙집행위원회가 다음주에 중대 상황이 생기거나 긴급한 표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수치 여사 측이 자신의 대통령 출마를 가로막는 헌법조항을 무력화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총선을 통해 NLD는 상하원 전체 의석의 59%를 차지해 다수당이 됐다.
그러나 2008년 군부가 제정한 헌법 59조는 외국 국적의 배우자나 자녀가 있는 경우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편과 자녀가 영국국적자로 직접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수치는 '대통령 위의 지도자'로서 실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런 발언을 근거로 일각에서는 수치가 현 테인 세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뒤 허수아비 대통령을 세우거나 대리 통치를 가능케하는 별도의 법정 기구를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경우 군부와의 마찰을 빚을 수 있는 개헌 조치 없이도 수치 여사가 '사실상의 대통령'으로 실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또 헌법 조항을 무력화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헌법을 고치려면 전체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군부 할당 의석수가 전체의 25%에 달하기 때문에 NLD가 자체적으로 개헌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특별법은 제적 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제정할 수 있기 때문에 NLD 단독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특히 이는 NLD 인사들도 공공연하게 언급해온 방식이다.
NLD 소속의 법률 전문가인 코 니는 "헌법 59조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특별법을 만드는 비공식적인 길이 있다. 특별법은 전체 의원 51%의 찬성으로 제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치 여사에게 통치권 행사의 길을 열기 위한 이런 시도는 자칫 군부와의 갈등을 촉발, 반세기 군부독재에서 벗어난 미얀마를 다시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테인 세인 대통령 정부의 대변인이자 정보장관인 예 흐툿은 "헌법 조항은 비상사태 선포시에만 효력이 정지되며, 이 경우 통치권은 군 최고사령관에게 간다"고 못박았다.
한편, 수치 여사를 비롯한 NLD 지도부는 정부 구성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연합뉴스)
수치, 의원들에 여행 금지령…대선출마 막는 헌법 무력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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