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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CCTV 1만 개 있으나마나…관리는 제각각

<앵커>

인천공항에는 20개가 넘는 정부 기관들이 모여 있어서 '작은 정부'라고도 불립니다. 문제는 여러 조직을 지휘하는 컨트롤 타워가 없다 보니, 서로 손발이 잘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공항 내부에 설치된 CCTV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CCTV가 1만 개나 되지만, 관리 주체가 제각각이어서 최근처럼 문제가 생겼을 때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강청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1일 중국인 허 씨 부부가 비행기에 타지 않자 항공사는 곧바로 법무부에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가 공항공사에 이 사실을 알린 건 23시간 뒤였습니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 :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체 CCTV가 있어요. 수색하고 자체 CCTV 보고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렸을 뿐이죠.]

이번 베트남 남성의 밀입국 사실을 확인하는 데, 11시간이 걸린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인천공항에는 터미널 안팎을 통틀어 모두 약 1만 개의 CCTV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공항공사가 관할하는 CCTV가 대략 2천여 개에 달하는데, 나머지 8천 개는 법무부나 세관 같은 정부기관, 또 공항에 입주한 상업시설 등에서 각자 따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CCTV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 않아서 비상 상황에도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공항 관계자 : 시설관리는 인천공항공사에 (책임이) 있고 우리는 모른다고 다른 소리를 하는데…]

경비 역시 제각각입니다.

출입국 시설은 법무부가, 통관 시설은 관세청이, 나머지는 인천공항이 위탁한 3개 용역업체가 맡고 있는데, 위탁경비 요원들은 출입국심사대와 세관 등 법무부와 관세청 관할 지역을 출입할 권한이 없습니다.

[황호원/한국항공대학교 : 보안을 담당하고 있는 인력과 또 장비를 관리하는 부분이 지금 일치되고 있지 않아요. 공항에 대한 보안을 일원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책임은 미루고 서로 남 탓만 하는 사이 서비스 세계 1등, 동북아의 허브공항이라고 자부하던 인천공항은 보안에 구멍이 뚫린 허술한 공항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이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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