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사와 국민의례 그리고 송사와 답사.
이어 차례로 연단에 오른 교장선생님과 각급 기관장의 하염없이 이어지는 당부 말씀과 격려사.
졸업시즌을 맞아 주위에서 흔히 만나는 졸업식 풍경이다.
한겨울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되는 졸업식은 그래서 벌서는 시간에 견줄 만큼 지루하고 딱딱했다.
전북 정읍 소성초등학교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졸업생이 불과 5~6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농촌의 미니학교이지만 수십 년 전부터 내려오던 방식 그대로였다.
그러나 작년부터 졸업식 풍경은 완전히 바뀌었다.
졸업식 날 저녁 학생들은 정 들었던 담임 선생님들과 교실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지새우며 그동안의 추억을 되새긴다.
서로 고마웠던 일, 즐거웠던 일, 서운했던 일들을 스스럼없이 털어놓고 선생님들의 진심 어린 조언도 듣는다.
학교 운동장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노래를 부르고, 맛있는 고기를 구워먹다 보면 하룻밤은 짧기만 하다.
아침에 일어난 학생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교문으로 달려나가 출근하는 선생님들을 맞이한다.
6년 동안 자신을 가르쳐준 선생님들을 안아 드리며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자리다.
졸업식 행사도 파격적이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격식 없이 빙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게 행사의 대부분이다.
학부모들은 감사의 뜻으로 다과를 준비해와 함께 나눠 먹는다.
전주의 신동초등학교는 졸업생 200명이 레드카펫을 밟으며 졸업식장에 입장한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졸업생을 그날의 주인공으로 만들려는 시도다.
틀에 박힌 딱딱한 졸업식 대신 졸업생이 부모님을 찾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모든 참석자가 함께 손을 잡고 석별의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교장 선생님도 장시간의 '훈시' 대신 즐거운 대금 공연으로 졸업을 축하해준다.
군산의 회현중학교는 졸업식을 '방송영상제'로 치른다.
졸업생들이 8명씩 모둠을 이뤄 준비한 '학교를 떠나며'란 주제의 작품을 상영하는 자리다.
작품에는 학생들 가슴에 묻어둔 갖가지 사연과 추억이 담겨 있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들어 각 학교가 색다르게 시도하는 졸업식의 핵심은 행사의 주인공이 졸업생이라는 원칙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며 "지루하고 딱딱하기만 했던 졸업식이 감동과 추억의 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루하고 딱딱한 졸업식은 가라"…추억과 감동의 이색 졸업식
"교사·학생 함께 밤새고, 레드카펫 밟으며 입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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