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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림이법 있으면 뭐하나…어린이 통학차량 안전불감증 여전

세림이법 있으면 뭐하나…어린이 통학차량 안전불감증 여전
어린이 통학차량의 안전 의무를 대폭 강화한 일명 '세림이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안전규칙이 무시되는 등 어린이 운송 현장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해 법 개정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2013년 청주에서 통학차량에 치여 숨진 김세림(당시 3세)양의 사고를 계기로 어린이 통학차량의 안전의무를 기존보다 한층 강화한 도로교통법(일명 세림이법)이 개정돼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유치원과 어린이집, 학원 운영자는 노란색 통학버스에 안전 발판과 어린이용 안전벨트를 설치하는 등 안전규정에 맞게 차량을 구조 변경해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2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세림이법에 따라 신고 대상인 어린이 통학버스는 모두 2천912대다.

이 가운데 99.8%(2천907대)가 안전규정에 맞게 구조를 변경하고 신고를 마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강화된 안전 기준에 맞게 구조를 변경해 운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어린이 통학차량 사고는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7시 12분께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B(52)씨가 몰던 어린이 통학차량에서 내려 귀가하던 A(9)군이 이 차량에 치어 숨졌다.

사고 당시 이 차량에는 A군을 포함, 모두 4명의 학생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청주의 모 태권도 체육관에서 수업을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운전기사 B씨는 차에서 내린 학생이 안전한 곳까지 이동했는지를 파악한 뒤 출발해야 했음에도 기본적인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차에서 내린 A군이 통학차량 앞으로 지나쳤지만, B씨는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119구조대가 출동해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A군은 깨어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9인승 이상 어린이 통학차량은 의무적으로 동승자를 1명씩 배치, 안전 운행을 돕도록 해야 함에도 이번에 사고를 낸 통학차량에는 학생들의 승하차 안전을 살펴줄 인솔자가 없었다.

인솔자 없이 운행하는 관행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건비 부담을 느끼는 소규모 영세 학원·체육시설들은 대부분 운전기사만 있는 차량으로 학생들을 실어나른다.

청주의 한 사립학원 관계자는 "보호교사를 고용하려면 매달 80만∼100만 원이 꼬박꼬박 들어가는 데 원생들이 많은 대형 학원이면 몰라도 소규모 학원들은 수지를 맞출 수 없다"며 "보호교사를 채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영세 학원들의 이런 사정을 고려해 단속을 유예하다보니 안전 부주의에 의한 통학차량 사고가 반복되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영세업체의 사정을 고려해 15인승 이하의 승합차에 대해서는 2017년 1월 28일까지 단속을 유예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세림이법이 개정된 이후에도 통학차량 사고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안전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도로교통공단 충북지부 소속 정용일 박사는 "규제나 구조 변경도 중요하지만, 어린이 통학차량 교통사고 대부분이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제대로 지켜도 예방할 수 있는 사고"라며 "운전자의 안전의식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운전자들의 안전 수칙 준수 의식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통학차량에 보호교사를 배치하는 것에 금전적 부담을 느끼는 영세학원들을 위한 근본적인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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