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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명 암매장' 스페인내전 희생자 발굴, 과거사 논란 재연되나

'10만 명 암매장' 스페인내전 희생자 발굴, 과거사 논란 재연되나
▲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스페인 내전 희생자 추모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사진=AP)

지난 1936-1939년 스페인 내전의 희생자들이 암매장된 집단 매장지 발굴이 이뤄지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내전의 아픈 상처를 안고 있는 스페인은 지난 1975년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사망하면서 '스페인의 안정을 위해서는 과거를 묻지 않는다'는 공론하에 사면법을 제정하는 등 내전의 상처 치유와 단합에 힘써왔다.

그러나 최근 여러 경로로 희생자들이 묻힌 매장지에 대한 발굴작업이 진행되면서 프랑코 사후 이 같은 불문율이 무너지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정치전문사이트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동안 수많은 내전 희생자 유족들이 당국과 정치계에 매장지 발굴을 촉구해왔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묵은 상처를 건드린다는 지적과 함께 만약 발굴을 시작하면 발굴지 자체가 범죄의 증거인만큼 후속 규명작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진행돼온 희생자 발굴작업이 최근 본격화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스페인 아닌 아르헨티나 법원의 판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에는 내전 당시 망명한 상당수 스페인 유족들이 거주 중이며 이들이 아르헨티나 법원에 매장지 발굴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들의 집단 진정으로 2010년 마리아 세르비니 데 쿠브리아라는 판사가 사건을 맡고 나섰다.

한 나라에서 벌어진 심각한 범죄의 경우 다른 나라의 국내법원에서 다뤄질 수 있다는 보편적 사법관할 원칙을 적용한 것이었다.

쿠브리아 판사는 스페인 당국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관련자 인도를 요청하고 매장지 발굴을 촉구하고 나섰다.

결국 쿠브리아 판사의 요청에 따라 마드리드 북부 과달라하라 지역의 매장지에 대한 발굴이 이번 달 이뤄졌다.

유골과 함께 탄피 등이 함께 발견돼 당시 공화파가 프랑코파에 의해 학살당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이 지역에서만 약 800명의 공화파가 살해당해 부근 지역에 묻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페인에는 현재 약 10만명의 내전 희생자들이 전역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이 같은 규모는 '킬링필드'로 악명높은 캄보디아의 양민대학살에 버금가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스페인은 내전 희생자 매장지 발굴에 대한 법적 조치가 전혀 마련되지 않아 주로 민간단체들이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역사기억회복협회(ARMH)라는 민간 단체가 희생자 발굴을 주도하고 있다.

라호이 총리의 보수당 정부가 보조금을 삭감하는 바람에 민간 모금을 통해 발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내전 희생자 발굴을 계기로 좌우파간 분열상이 재연될 수도 있다.

공화파 희생자 유족들은 정의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프랑코파측은 과거를 묻고 전진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수많은 유족들이 생존한 상황에서 과거를 묻는 것이 가능한지, 또 그것이 스페인의 진정한 화합을 위해서 최선인지는 스페인이 풀어나가야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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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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