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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수술실에 울려 퍼진 선율…'뇌 수술' 받으며 기타친 男

삼국지를 보면 관우가 몸에 독화살이 박혔는데도 이를 태연하게 빼내며 바둑을 뒀다는 고사가 나오는데요, 이보다 더 신기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중국에서 한 남성이 뇌수술을 받으면서 기타를 쳤다는데요, 자세한 내용을 임상범 특파원이 취재파일에 담았습니다.

얼마 전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한 뇌과 수술실에서 찍은 영상입니다. 무균 마스크를 쓴 의료진의 표정이나 가지런히 정돈된 수술도구들이 얼핏 봐서는 여느 수술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 수술대에 누운 환자가 양손에 기타를 들고는 능숙하게 코드를 짚고 있습니다.

올해로 57살인 리 모 씨인데요, 왕년에 잘 나가던 고전 기타 연주자였지만, 20년 전부터 갑자기 집중만 하면 손가락이 굳으며 떨리기 시작하는 뇌신경근육경련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생업이던 기타리스트 일도 접고 실의에 빠져 살다가 이번에 최신기법의 뇌심부전기자극수술이 나왔단 소리에 수술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3시간가량의 수술이 진행되는 내내 그는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등 기타 연주를 멈추지 않았는데요, 그 이유는 연주하는 동안 뇌가 보내는 신호를 기록하고 동시에 뇌에 전기 자극을 보냄으로써 이상이 있는 신경이 어딘지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의 뇌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특성이 있어 나머지 부위에만 부분 마취를 하면 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이번이 최초였지만 앞서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몇 차례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3년 전 미국에서는 한 음악가가 파킨슨 병을 치료하기 위해 뇌에 전기자극기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으며 기타를 멋들어지게 연주하는 장면을 병원이 생중계하기도 했고 지난해 브라질에서는 전직 기타리스트가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는 9시간 동안 비틀스의 yesterday를 비롯한 명곡들을 뽑아내는가 하면, 의사들과 농담까지 주고받는 여유를 보였습니다.

일부 의료인들은 뇌수술 중 대화를 하거나 손을 움직이는 게 언어나 운동 감각 같은 뇌의 중요한 기능이 손상되는 걸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지난 2009년엔 수전증에 걸린 미국의 한 바이올리니스트도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뇌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아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됐다는데요, 앞으로도 많은 환자들이 이 수술 방법을 통해 잃어버렸던 꿈을 다시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월드리포트] '뇌 수술' 받으며 연주한 기타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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