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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엄친딸 '바이푸메이(白富美)'는 왜 에로 BJ가 됐나?

[월드리포트] 엄친딸 '바이푸메이(白富美)'는 왜 에로 BJ가 됐나?

임상범 기자 doongle@sbs.co.kr

작성 2016.01.31 15:21 수정 2016.01.31 22:2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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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의 대표적인 부촌인 루자쭈이(陸家嘴)에 사는 올해 나이 스물 일곱의 매력적인 여성 샤오메이(小美). 매일 거르지 않는 헬스로 만든 탄탄하고 늘씬한 몸매와 최고급 화장품으로 관리하는 백옥같은 피부에 부유한 집안 배경까지 갖춘 그녀야말로 소위 말하는 ‘바이푸메이(白富美), 피부가 백옥 같으며 집안이 좋고 아름다운 여자를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그녀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지 4년이 됐지만 아직 취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넉넉한 집안의 딸인 그녀가 유학 생활에 든 비용은 1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1억 8천만 원 정도. 귀국 후 취업 준비를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한 달 화장품 값도 못 되는 월급 2천 위안을 받고 출근하는 건 정말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딸이 푼 돈 벌려고 남의 눈치 보면서 직장 생활하는 것을 안쓰러워했던 부모의 권유대로 집에서 주식 투자 공부를 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지만, 주식 투자는 돈벌이가 안 됐고 공무원 시험도 어려워서 모두 그만뒀습니다. 부모님의 자랑거리였던 바이푸메이는 어느새 집안의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습니다. 부모님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경제적인 지원을 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궁지에 몰렸던 그녀가 요즘 바빠졌습니다. 부모님 눈을 피해 조그만 스튜디오를 하나 구입해 바이푸메이 친구들과 함께 웹 캐스트 성인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바이푸메이’의 전형으로 인기를 얻은 샤오메이는 수위 높은 노출을 불사하며 방송 시작 몇 주 만에 48만 명의 열혈 남성 팬을 거느린 유명 스타가 됐습니다. 미국 유학에 쓴 100만 위안을 회수하는 건 이제 시간 문제가 됐고 갈수록 잔소리가 늘어가던 부모님으로부터도 독립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넷 언론인 텅쉰은 힘든 일은 기피하고 손쉽게 돈 벌 기회만 찾는 바이푸메이들의 모습이라며 샤오메이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샤오메이는 이런 식으로나마 탈출구를 찾았지만 수많은 바이푸메이들은 직장 상사 눈치 대신 엄마 눈치를 보며 집에서 허송세월 보내는 대책 없는 '컨라오쭈(캥거루족)들입니다. 우리나라 못지않게 중국에서도 캥거루 족 증가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으로 생겨난 외동이 ‘바이푸메이’들에 대한 과도한 사랑이 자식들의 무능력과 무기력을 조장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취업난도 나날이 심해져 좌절한 젊은 자식들이 미처 사회에 발을 딛지도 않은 채 부모의 그늘로 자발적으로 돌아가려하고 있는 겁니다. 큰 짐을 지게 된 부모들과 무능한 자녀들의 갈등이 커지면서 가정 문제로 비화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급기야 얼마 전에는 한 부모가 다 큰 딸을 집에서 내쫓아달라는 소송까지 내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서른이 넘은 딸이 집에서 무위도식하며 백수 생활을 하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자 친구를 집으로까지 끌어들여 동거를 시작하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폭발한 겁니다.

한때 바이푸메이였던 이 한심한 컨라오쭈는 “낳은 부모니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버티다 부모를 상대로 맞소송까지 냈습니다. 법원은 정상적인 성인 자녀를 양육할 책임까지는 없다며 부모의 손을 들어줬지만 딸은 끝까지 퇴거 명령을 거부하고 버티다 집행관들의 손에 이끌려 강제로 쫓겨났습니다.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젊은 세대에 대한 자립 교육이 사라진 중국 땅에서 무기력한 바이푸메이들은 속속 컨라오쭈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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