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오늘 발제한 아이템 3개가 전부 미끄덩...
그 많던 아이디어는 다 어디로 갔는지ㅠㅠㅠ...달력아 달력아.. 너의 능력을 보여줘~~
1월 1일은 신정, 6일은 소한, 21일은 대한... 24일은 뫼비우스의 날? 뫼비우스? 뫼비우스의 띠를 기념한다고?
혹시나 해서 찾아봤더니 그 뫼비우스는 8자를 눕혀 놓은 게 아니었습니다. 뫼비우스 증후군이라는 병에 쓰이는 말이었고, 이 날은 뫼비우스 증후군 환자를 위한 날이었습니다. 무슨 병인가 했더니 얼굴에서 표정을 사라지게 하는 병이라고 합니다. 얼굴과 얼굴 주변에 있는 근육에 문제가 생겨서라는데 뇌신경 장애가 근본 원인이라고 합니다.
표정 없는 얼굴로 살아가는 게 어떤지…가족과 주변 사람은 어떨지… 뫼비우스 증후군 환자와 가족에게 직접 말씀을 듣고 싶었습니다.
오기자: 워낙 환자 수가 적은 병이라 당사자를 만나는 건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렵게 뫼비우스 증후군을 갖고 있는 아이의 엄마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오기자 : 안녕하세요 어머니… 이수는 건강하죠?
어머니 : 네, 잘 지내요.
오기자 : 뫼비우스 증후군이란 걸 처음 알았는데요, 정말 표정을 지을 수 없는 건가요?
어머니 : 네 그래요, 표정을 만들 수가 없어요. 눈물도 나질 않아서 엉엉 소리 내어 울지만 눈물은 없고 소리만 나요.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가짜로 우는 거 아니냐고 그러죠. 웃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표정 없이 소리만 나죠.
오기자 : 이수 군은 표정을 짓지 못하는 것 말고도 어떤 점이 다를까요…
어머니 : 뫼비우스 증후군 환자들은 대체적으로 발달이 늦어요. 근육 성장이 조금 늦고, 힘이 또래 애들보다 약해요. 다른 환자들도 초등학생이 돼서야 빨대를 빨 수 있고, 손톱깎이는 중학생은 돼서야 혼자 쓸 수 있어요. 이수도 비슷할 거예요
오기자 : 아이의 웃는 모습을 보지 못하는 건 너무 가슴이 아픈 일이었겠습니다.
어머니 : 처음 아이가 뫼비우스 증후군을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정말 마음이 아팠죠. 속도 많이 상하고, 하지만 지금은 아이가 예쁘게 커가는 것을 보면 왜 그때 그렇게 힘들어했었나 생각도 들어요.
오기자 : 말씀을 나누다 보니 아이를 사랑하시는 마음이 전해지네요.
어머니 : 고마워요. 이수는 혀 근육 성장이 느려서 말을 잘 못해요. 그래서 밖에서 말을 잘 안 해요. 그런데 집에 들어오면 저를 따라다니면서 못 했던 말을 거의 쏟아내는 것처럼 이야기를 해요. 어떨 땐 안쓰럽기도 하지만, 계속 따라다니면서 말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그땐 참 행복해요
오기자 : 이수가 계속 맑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랄게요.. 근데 참, 뫼비우스의 날이 정확히 어떤 날인가요?
어머니: 기자님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 병에 대해서 잘 몰라요. 그래서 뫼비우스의 날에는 이 병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기념하는 날이에요.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뫼비우스 증후군 재단의 색인 보라색을 입고서 뫼비우스 증후군에 대해서 알리는 날이에요.
한국에서 뫼비우스 증후군은 무척 생소한 병입니다. 제대로 된 국내 통계도 없는 실정입니다. 뫼비우스 증후군 환자가 평생 모르고 살다가 군 입대를 앞두고 신체검사에서 알게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희귀한 병을 갖고 있다는 것은 병 자체가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희귀병을 갖고 있는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혹시 누군가의 무표정한 모습이 웃고 싶어도, 울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아픔 때문이라는 것을 저희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아픔들은 우리 주변에 여전히 많을 것 같습니다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