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죽었어도 누구한테 제대로 위로도 못 받아봤다"고 한숨을 내쉬던 어머니는 아들을 먼저 보낸 지 19년 가까이 지나서야 '진짜 살인범' 결론이 나자 "속이 시원하다"며 울먹였다.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조중필(당시 22세)씨의 어머니 이복수(74)씨는 1심 선고 재판이 열린 29일 오후에도 어김없이 서울중앙지법을 찾았다.
417호 형사대법정 문이 열리자마자 방청석 오른쪽 네 번째 줄 가장자리쯤 자리 잡은 이씨는 시작 전에는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지만 선고가 시작되자 담담한 표정으로 내용을 경청했다.
양손을 가지런히 무릎 위에 올린 채 시선은 대부분 정면이 아닌 아래쪽을 향했고, 이따금 재판장이나 피고인인 아더 존 패터슨(37)쪽을 응시했다.
두 시간 가까이 흘러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한다"는 말에 이어 양형 기준에 대한 재판장의 설명이 이어지자 이씨의 손은 살짝 떨렸다.
"패터슨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젊은 나이에 생명을 잃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낄 기회를 한순간에 박탈당했다"는 말에 법정 한쪽에서는 작게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유죄를 예감한 패터슨은 고개를 가로 젓거나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주문. 피고인을 징역 20년에 처한다." 재판장의 말에도 울컥하거나 눈물을 쏟지 않은 채 이씨는 패터슨 쪽을 한 번 흘깃 쳐다봤다.
줄곧 큰 표정의 변화가 없던 이씨는 법정을 나와 기자들을 만나 소감을 밝히다 울먹였다.
"판결이 법대로 잘 나와서 마음이 편하고 속이 시원하다"던 그는 "여러분이 도와줘서, 언론인, 대한민국 국민, 국회의원, 영화 만들어주신 감독님…"이라며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리다 목이 메었다.
이어 "패터슨이 한국으로 돌아오기만을 빌었다. 그놈이 한국에 와서 재판받고 20년형을 받았으니 중필이가 이제 마음을 좀 편히 가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는 "이전에 대법원에서도 파기환송돼 (에드워드 리에게) 무죄가 선고되지 않았느냐"며 "고등법원, 대법원에서 판결받아봐야 알죠. 앞으로 지켜봐야죠"라고 덧붙였다.
또 "에드워드도 공범이라고 하는데 똑같이 나쁜 놈에게 벌을 더 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패터슨 측 변호인은 "사건 기록 어디에도 패터슨을 유죄로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생각한다. 패터슨은 범인이 아니다"라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변호인은 "미국에서 증인들이 출석을 많이 하지 못했고, 한정된 기간에 재판을 진행해 규명되지 않은 논점이 많다"며 "항소심에서 다시 증인을 신청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씨의 어머니와 반대편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본 에드워드 리의 아버지는 "우리 쪽엔 방어권이나 변호사의 조력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며 리를 공범으로 본 재판부의 판단을 인정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이태원 살인' 피해자 母 "이제 아들 마음 편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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