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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산천어축제 흥행 '대박'…폐막 이틀 앞으로

화천 산천어축제 흥행 '대박'…폐막 이틀 앞으로
'산천어'를 주제로 한 축제가 올해도 150만명이 찾는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우리나라 최북단 강원도 화천군 2만7천여명에 불과한 초미니 산골마을에서 열린 산천어 축제가 마지막 주말인 30, 31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주민들은 산천어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시즌 13회째 '산천어 극장'을 제작, 올해도 어김없이 100만명을 넘어 폐막일(31일)까지 150만명에 육박하는 흥행기록을 자신하고 있다.

이번 축제는 자연 그대로를 스크린으로, 산천어와 사람이 대본 없이 엮은 논픽션 다큐멘터리였다.

화천읍 화천천 1.8km 구간에 뚫린 1만4천여개의 얼음 구멍 아래 꼭꼭 숨은 60만여마리의 산천어와 숨바꼭질하는 관광객 인파는 감동의 파노라마를 연출했다.

그중에서도 하늘에서 조감한 한겨울 산천어 구멍 낚시 풍경은 전 세계에서 이곳에서만 잡을 수 있는 영상미의 압권이었다.

축제는 안전사고 없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폐막일까지 지난해와 비슷한 15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추위와 자연의 강, 산천어만으로 기적의 흥행 돌풍을 이어간 이 마을 사람들은 벌써 새로운 버전의 '산천어 극장'으로 내년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초미니 마을이 세계적인 축제를 만들려고 21일간 써 온 제작 노트를 다시 들춰봤다.

◇ '기우'에 불과했던 날씨와 군사적 긴장 문화관광체육부가 3년 연속 대표 축제로 선정한 산천어축제는 9일 개막할 당시만 해도 '근심 반 기대 반'이었다.

유례없이 포근한 겨울 날씨 탓에 화천천을 뒤덮은 얼음두께가 20cm도 채 얼지 않아 축제 개최 자체를 장담할 수 없었다.

이웃한 홍천, 가평, 인제의 대형 겨울축제가 줄줄이 취소되자 1년간 축제를 기다려온 화천 산골마을도 술렁거렸다.

접경지역 특성상 지역 경제의 마지막 보루인 '군인상권'마저 북한의 핵실험 사건으로 외출, 외박이 통제돼 꽁꽁 얼어붙었다.

2003년부터 13년째 개최하고 있지만, 최악의 여건이었다.

얼음을 잘 얼게 하는 노하우에다 산골짝이 바람과 유속이 거의 없는 화천천의 지형적 특성을 살려 얼음두께는 살렸지만, 불안감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축제가 개막되자 '구름인파'가 뿜어내는 축제 열기에 남북 군사적 긴장 분위기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녹아내렸다.

축제를 애타게 기다려온 산천어축제 마니아들이 최전방 산골마을로 몰려들었다.

장병 외출·외박 금지로 한산했던 마을은 금새 외지인 차량으로 붐볐다.

아이 손과 연인 손을 잡은 관광객이 한 손에 낚싯대를 잡고 동그란 화천천 얼음구멍에 얼굴을 마주 댄 채 산천어를 잡는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축제장 옆에 마련된 구이터에서는 산천어가 노랗게 익어가는 맛깔스런 연기가 축제장을 뒤덮었고, 하얀 얼음 빙판 위에 빼곡히 자리 잡은 '아이스맨' 풍경은 토픽으로 전 세계 전파를 탔다.

해외 매체가 축제기간 500여 건 가량 소개한 것으로 화천군은 집계했다.

하늘도 축제를 도왔다.

겨울답지 않던 날씨는 금새 영하 20도까지 수은주를 떨어뜨렸다.

혹한의 추위에도 산천어를 맨손으로 잡겠다며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의 관광객이 얼음물에 뛰어드는 '이한치한(以寒治寒)' 이벤트는 축제 열기를 끌어올렸다.

축제기간 평일에는 평균 3만6천600명, 주말에는 평균 12만8천여명 가량이 찾아 이날 현재까지 124만6천명(외국인 6만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 체험료 절반 상품권 '일거양득'…자원봉사자 숨은 일꾼 축제 흥행으로 주민들은 두둑한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절반가량을 농특산물 상품권이나 화천사랑상품권으로 되돌려받는 상품권 제도가 한몫을 했다.

1만2천원으로 얼음낚시를 하고 나와 최대 60%까지 돌려주는 농특산품 상품권으로 관광객들은 일거양득의 넉넉함을, 주민들은 한겨울 수입을 올리는 쏠쏠한 재미에 함박웃음을 절로 지었다.

축제기간 농특산품 상품권만 7억원의 상당이 팔려나갈 것으로 추산된다.

연인원 1천200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의 눈부신 활약은 축제 성공의 밑거름이자 '윤활유' 역할을 했다.

주말마다 2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몰렸지만, 교통안전 유도요원의 헌신적 활동으로 도로와 주차장은 질서정연하게 했다.

얼음을 정비하는 축제장 얼음광장관리팀이나 얼음두께와 안전을 매일 체크하는 재난안전관리팀, 시설물을 점검하는 얼곰이기동대들의 숨은 노력이 축제를 더욱 빛냈다.

현재까지 6만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았지만, 원어민 도우미 청소년 봉사단을 비롯해 통역부분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보태 국제 축제를 이끌었다.

쾌적한 축제장을 만들어준 환경관리팀과 화장실관리팀, 환경정화 자원봉사자들도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화천군 자원봉사자센터 관계자는 "올해는 늘 도와주던 장병의 봉사가 없어 걱정했지만, 많은 분이 자원봉사자로 지원해 축제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묵어가는 관광객이 없다…체류형 축제 지향 축제를 진두지휘한 최문순 화천군수는 고민이 깊어졌다.

방문객 인파보다 실제 주민들의 소득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축제장이 수도권과 근접한 춘천지역을 거쳐야 하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축제만 즐기고 춘천에서 닭갈비나 막국수 같은 향토 음식점과 숙박업소를 찾는다는 주민의 하소연은 고민을 더 깊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최 군수는 올해 처음으로 야간에 낚시터를 개장하고, 산천어 등(燈)이 불을 밝히는 선등거리를 주말마다 차 없는 거리로 운영했다.

자연요리로 유명한 임지호 요리전문가가 추천하는 음식을 비롯해 다채로운 문화공연을 펼쳤다.

묵어가는 축제로 유도하기 위한 취지였다.

지역 숙박업소에서 잠을 자면 야간 낚시터 입장권을 주고, 화려한 불꽃 거리와 도심 서화산 터널에 세계최대 실내 얼음조각 광장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지역 상가를 거치도록 했다.

최 군수는 축제 기간 내내 밤잠을 설치며 강행군을 했다.

축제장에 군수실을 만들어 놓고 현장 결재를 하며 행사장에서 지냈지만, 최 군수는 여전히 목말라 한다.

그나마 이상기온에 군 장병의 외출외박 금지 등으로 올해 축제 관광객이 20%가량 줄어들었지만 타 축제의 취소 때문에 상대적으로 산천어축제를 찾은 관광객이 늘어난 것에 위안을 삼았다.

최 군수는 축제장을 찾은 누적 관광객이 100만명이 넘어서자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 더는 방문객 집계를 하지 않도록 했다.

대신, 올해 축제기간 체류 관광객 목표를 20만명을 삼았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국내 대표 축제 명성에 걸맞게 지역주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되는 축제가 되는 데 집중하겠다"라며 "앞으로 체류관광객 늘어나는 축제에 초첨을 맞추겠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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