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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계산된 쇼핑·유럽은 경기에 숨통…"누이좋고 매부좋고"

WSJ "이란, 유럽순방으로 상업적 위성 확보에 첫발"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가 풀리자마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돈다발을 들고 유럽으로 향했다.

경제 한파에 빠진 유럽은 큰 손을 만나 반색하고 있으며 이란은 그동안 사지 못했던 품목을 채워넣는 동시에 국내 정치에서도 승부수를 띄우는 '계산된' 쇼핑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탈리아에서 고속철 계약 등 170억 유로(약 22조1천억원)의 돈 보따리를 풀어놓은 로하니 대통령은 프랑스에는 에어버스 구매 250억 달러(30조1천500억 원)를 비롯해 300억 유로(약 39조5천500억원)를 썼다.

양국의 대접은 극진했다.

이탈리아는 로하니 대통령을 위해 박물관의 누드 조각상을 가렸다.

프랑스는 나폴레옹 묘와 군사박물관이 있는 대표적 '성역' 앵발리드에서 로하니 대통령을 맞이했고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러 가는 길목에는 레드카펫을 깔아줬다.

그러나 파리 거리에서는 로하니 정부의 인권 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작년에만 830명 넘는 사형수에 대한 형을 집행한 데 대한 나체 시위도 있었다.

로하니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이견도 재차 확인됐다.

유럽 정부들과 기업들은 앞으로 열릴 경제적 기회가 당장의 인권, 안보, 정치에 대한 근심을 이길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NYT는 해석했다.

여러 전문가들이 이란 시장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지만, 거대 시장인 중국과 러시아 경제가 풀리지 않으면서 한파를 맞은 유럽으로서는 로하니가 들고 온 보따리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란은 국가 경제의 80%를 정부가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구 8천만 명 중 상당수가 저렴한 중국산 제품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젊고 열정적인 소비자들이다.

로하니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방문은 여객기부터 자동차, 의약품, 금속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오랜 제재로 부족했던 물자를 채워넣는 동시에 정치적, 상징적 의미가 있는 '계산된 승부수'다.

중도파인 그는 이란에 강력한 보수세력이 버티고 선 만큼 서방 지도자들과 회담하고 계약서에 서명하는 등 나라 경제를 정상화하려 활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신의 지지세력인 중도파를 결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싱크탱크 국제관계전략연구소의 티에리 코빌은 "로하니의 반대파들은 '당신이 핵 협상으로 이란 국력을 약화했다'고 말한다. 이에 로하니는 '정상화를 위한 내 정치력이 세계에서 이란의 입지를 강화했다'고 맞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유럽 순방을 계기로 상업위성 확보를 위한 첫발을 뗐으며 관련 기술을 습득할 가능성까지 열어뒀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리들에 따르면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위성 서비스와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이란에 사업 기회를 타진하고 있으며 이란은 이미 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을 활용하는 방안을 포함해 거래를 성사하고자 서방 자문사를 구하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도 이번 프랑스 방문에 프랑스 경제계 인사들에게 통신 부문에서의 협력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으며 통신정보기술 장관은 이번 방문을 "국가 통신 위성 구축에 협력을 증진할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고 이란 국영매체들이 전했다.

이란은 소형 위성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나 초보적 수준인 터라 더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위해 러시아, 중국, 인도 등에 손을 내밀어 왔다.

이란은 특히 위성과 지상기지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VSAT(Very Small Aperture Terminal) 기술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컨설팅사 컴시스의 제러미 로즈 파트너는 "이란은 상당히 오랫동안 위성 프로젝트, 궁극적으로는 다른 나라로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부분에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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