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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대 '제국주의'상징 로즈 동상 유지키로…"돈 때문"

동문들 거액 기부 취소 압력에 굴복

영국 옥스퍼드대 '제국주의'상징 로즈 동상 유지키로…"돈 때문"
19세기 대영제국 제국주의와 식민수탈의 상징인 세실 로즈의 동상이 논란 끝에 결국 옥스퍼드 대학 교정에 그대로 머물게 됐다.

로즈 동상의 철거를 요구해온 학생들과 민간단체 등의 압력으로 논란을 빚어온 로즈 동상 철거 문제는 대학당국이 동문들의 기부금 중단 압력에 굴복, 동상을 계속 존치키로 결정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대학 내부 문서를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19세기 후반 대영제국의 해외 식민정책에 앞장서 남아프리카 지역에 광대한 식민제국을 건설했던 세실 로즈는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옥스퍼드대는 다이아몬드 등 각종 광산 채굴권을 따내 막대한 부를 쌓았으며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회사 드비어스를 세운 것으로 잘 알려진 로즈가 사후 기증한 장학금으로 로즈 장학금을 운영하고 있다.

동상이 위치한 오리엘 칼리지는 로즈 동상 철거 논란이 가열되면서 동문들이 1억 파운드 이상의 기부금 철회의사를 표명하자 재정적 타격을 이유로 동상을 유지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상 철거 움직임에 분노한 동문들은 이미 150만 파운드(약 24억원)의 기부를 철회한데 이어 한 부유한 동문은 자신의 유언장에서 1억 파운드(약 1천700억원) 상당의 유산 기증 약속을 삭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엘 칼리지 당국은 텔레그래프에 "세심한 고려 끝에 동상이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확인했다.

로즈 동상 철거를 촉구해온 학생들은 로즈가 빅토리아 시대 제국주의자로 인종차별주의자였다며 대학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만큼 이를 철거할 것을 촉구해왔다.

대학당국은 여론에 밀려 학생들의 동상 철거 요구에 대해 논의키로 동의하면서 시설물 제거와 관련된 대학내 언론자유의 허용 범위를 둘러싸고 광범위한 논란이 제기돼왔다.

오리엘 칼리지는 그러나 동문들의 잇따른 기부 취소 경고에 당황, 학생들과의 6개월간에 걸친 협의 방침을 취소하는 한편 로즈가 학생 당시 살았던 건물 앞의 표지명판도 유지키로 했다.

대신 역사적 배경을 덧붙이기로 했다.

대학당국은 27일 회합에서 동상 철거에 대한 대학당국의 모호한 태도를 이유로 동문들로부터 기부 취소를 통보받았으며 일부 동문들은 대학에 편지를 보내 그들이 유언장에서 대학을 수혜자 명단에서 제외할 것임을 통보했다.

한 동문은 '7자리수'액수의 기부를 취소했으며 유산이 1억 파운드가 넘는 한 동문도 대학당국의 태도에 분노해 기부 취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대학당국은 파악했다.

대학 내부 보고서는 동문들의 기부 취소로 대학 개발국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으며 4월로 예정된 연례 모금행사를 취소했다.

오리엘 칼리지의 션 파워 개발책임자는 전반적인 반응이 대학의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면서 대학의 태도와 행동에 압도적으로 부정적이었다고 전했다.

영국의 제국주의 과거사 논쟁으로 비화했던 로즈 동상 철거 논란은 결국 대학 운영과 관련한 돈의 압력 앞에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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