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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앞에서 굴복"…중동 거인에 몸낮춘 이탈리아

<앵커>

식사 자리에 와인을 올릴 것인가? 말 것인가? 술을 멀리하는 이슬람의 금기 때문인데요, 엄청난 돈 보따리를 들고 유럽을 방문한 이란 대통령을 맞는 유럽 국가들의 고민이 이렇게 적지 않습니다.

파리, 서경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렌치 이탈리아 총리 간 정상회담이 열린 로마 카피톨리니 박물관입니다.

전시된 조각상 일부가 커다란 합판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감춰진 전시물은 비너스상을 비롯한 누드 조각상입니다.

누드를 금기시하는 이슬람 문화를 배려한 조치입니다.

이슬람 경전 코란은 음주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상 만찬 메뉴에서 와인을 빼버렸습니다.

이번 이탈리아 방문에서 이란은 22조 원에 이르는 계약을 체결하며 통 크게 지갑을 열었습니다.

[로하니/이란 대통령 : 이탈리아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고 자기 나라에서 손님이 잘 지내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네티즌들은 돈 때문에 이탈리아 문화가 굴복했다고 비난했습니다.

[프란체시니/이탈리아 문화장관 : 중요한 손님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는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프랑스 방문에서도 역시 와인이 논란이 됐습니다.

이란은 이탈리아처럼 정상 오찬에서 와인을 빼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는 와인 없는 식사는 있을 수 없다며 오찬을 취소했습니다.

중동의 큰손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프랑스의 자존심인 '와인'을 버릴 순 없다는 나름의 고육지책입니다.

(영상취재 : 김종희) 

▶ 유럽 첫 방문 이란 대통령, 이탈리아에 22조 원 '대박' 선물
▶ 중국 업고 지갑 열고…'중동의 거인' 과감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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