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이슬람 근본주의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에 이례적으로 '청소년 관람불가'딱지를 붙여 찬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프랑스 문화통신부는 프랑수아 마르골랭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 '살라피스트'(Salafistes)가 미성년자에게 부적합하다는 이유로 18세 미만 관람불가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 영화는 "때때로 참을 수 없는" 폭력 장면은 물론 알카에다와 그밖의 극단주의 단체 구성원들의 인터뷰를 내보내 선전 도구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고 문화통신부는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에는 7세기 이전의 이슬람 근본주의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원리주의자(살라피스트)들이 9·11 테러를 옹호하거나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따라 손을 자르는 형벌을 정당화하는 내용으로 한 인터뷰가 담겨 있습니다.
당초 이 영화는 프랑스 남서부 비아리츠에서 열린 'FIPA 축제'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때 숨진 경찰관의 모습이 영화에 나온다는 이유로 프랑스 국립영화예술센터가 제동을 거는 바람에 기자와 비평가들에게만 공개됐습니다.
국립영화예술센터는 또 이 영화에 18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과 경고 문구 삽입을 권고했습니다.
이에 제작진이 문제의 경찰관 장면을 뺀 수정본을 26일 다시 제출했으나, 플뢰르 펠르랭 문화통신부 장관은 이 영화에 '유대인과 기독교인을 죽여라'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주장에 대한 반론이 없다는 이유로 18세 미만 관람불가를 고수했습니다.
프랑스에서 18세 미만 관람불가 등급은 주로 포르노나 극히 폭력적인 콘텐츠를 담은 영화에 매겨지고, 다큐멘터리에 부여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입니다.
특히 이 영화의 등급 논쟁은 프랑스가 지난해 11월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테러를 포함해 여러 차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에 시달린 뒤 표현의 자유와 국가 안보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불거졌다고 뉴욕타임스는 진단했습니다.
앞서 이달 초에는 자생적 지하디스트를 다룬 영화 '메이드 인 프랑스'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상영 취소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살라피스트'의 청소년 관람불가 결정으로 상영관이 전국 30개 극장에서 3곳으로 줄어드는 등 파문이 확산되자 관람객과 언론도 논쟁에 가세했습니다.
파리 개봉 첫날 몇몇 관객들은 "이 영화가 악 (惡)의 실체를 정면에서 바라보는 용기를 보여줬다"고 극찬한 반면, "단지 (이슬람 극단주의의) 선전 도구에 불과했다"는 악평도 적지 않았습니다.
홀로코스트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쇼아'를 만든 영화감독 클로드 란즈만은 일간 르몽드에 '살라피스트'를 옹호하는 글을 기고했으나, 또다른 일간 르피가로는 "이 영화는 표면상 싸우려는 대상인 살라피스트의 선전과 매우 닮았다"고 혹평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파리테러 악몽 프랑스, 이슬람 영화에 '청소년 관람불가'
이슬람 근본주의자 다룬 '살라피스트'에 18세 미만 관람금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