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 '모자' 패션 사연은…
최근 탤런트 최정윤씨의 시어머니로 유명세를 타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입니다. 사실 박 부회장은 오빠 박성수 회장과 함께 이랜드 그룹을 이끄는 '실력자'입니다.
박 부회장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모자' 패션으로 유명합니다. 공식 행사장에서도, 출퇴근 때도 항상 모자를 쓰고 다닙니다. 패션그룹 최고 경영자답게 모자도 다양합니다. 베레모, 털모자, 빵모자 그리고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마법사 '간달프' 스타일 모자까지.
그런데 박 부회장의 모자 사랑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이랜드그룹의 창업주이자 오빠인 박성수 회장의 '동생 사랑'입니다. 창업 초기 출근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항상 급하게 나서는 여동생. 오빠가 그 여동생이 안쓰러워 마련한 모자 선물이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오빠가 사준 모자가 200여개 정도 됩니다.
이런 오빠에 대해 박 부회장은 지난 14일 상하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존경하는 경영자로, 평생 검소하게 양심을 지키는 분"이라며 "지금도 미국 어느 모텔에서 숙식을 하며 경영 전략을 짜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애틋함과 신뢰가 느껴집니다.
박성수 회장은 일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 머물며 장기 경영 전략을 구상합니다. 박 부회장은 이랜드 그룹의 경영과 대외 활동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오누이 경영인 셈이지요. 두 사람의 자녀들 중 경영에 참여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형제 경영, 오누이 경영이 그룹 분할로 이어지는 다른 기업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 '응팔' '응사'의 또 다른 주인공 이랜드 그리고 '사다리 걷어차기'
최근 화제가 됐던 드라마 '응팔', '응사'의 또 다른 주인공은 이랜드입니다. 화면 속 이랜드 브랜드의 옷은 30대, 40대들에게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마법사'였습니다.
매출 10조원 이랜드 그룹은 출발점은 1980년 이화여대 앞입니다. 서울대 출신인 오빠와 이화여대 출신 여동생이 만든 2평 남짓의 옷가게 '잉글랜드'였습니다.
유통왕국 월마트를 일군 샘 월튼 회장이 아칸소의 작은 슈퍼마켓에서 출발했듯이, 세계적 화장품 회사를 일군 메리 케이 애시 여사가 텍사스에서 아이셋을 키우며 화장품 외판원으로 출발했듯이 이랜드의 출발도 그러했습니다.
이랜드는 1980년대 교복자율화와 함께 급성장했습니다. 박성경 부회장은 "옷이 없어 못 팔 때도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합니다. 이후 이랜드는 유통, 레저로 영역을 확장하며 매출 10조 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사실 1980년대 이후 기업중 매출 1조원을 넘는 큰 기업으로 성장한 예는 많지 않습니다. 웅진과 이랜드 그리고 90년대 이후 NHN 등 닷컴, 게임 기업들뿐입니다.
이들 기업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기업과 직접거래 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만난다는 것이죠. B2C 기업입니다. 결과적으로 80년대 이후 한국경제에서는 기존 재벌과 이를 둘러싼 제도의 그물망을 피해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가능하겠네요. 국가와 기존 재벌의 '사다리 걷어차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 부회장은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에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도 "이랜드는 소비자만 보고 갑니다. 저를 비롯한 이랜드 사람들은 '세상 돌아가는 걸 몰라요.' 일만 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이랜드를 '일랜드'라고 한다면서요?"라고 반문했습니다. 제게 이 말은 '정, 관계에 그물망을 치고 위아래로 엮었다면 오늘날의 이랜드는 없을 것'이라는 말로 들렸습니다. 짐작컨에 유혹도 있었을 것이고 위협도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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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CNBC 송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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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만 보고 일하는 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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