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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사드 시험발사 영상 완벽공개…세일즈 나서나

작년 11월 1일 웨이크섬 사드 발사
미국이 작년 11월 1일 괌과 하와이 사이에 있는 웨이크 섬에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시험 발사를 했습니다. 12번째 시험 발사로 추정됩니다. 수송기 C-17에서 떨어뜨린 미사일을 사드가 탐지해 요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낙하산에 묶여 떨어지던 미사일이 엔진을 점화해 날아가자 사드 요격 미사일이 발사돼 타격하는 순간까지 미국이 상세하게 공개했습니다.
 

사드가 발사되는 자료 영상은 흔하지만 이처럼 특정한 날짜에 촬영된 시험 발사 풀영상은 그동안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 방어국(U.S. Missile Defense Agency)이 친절하게 단거리와 준중거리 미사일 요격 영상이라고 안내문까지 걸어놓아 마치 세일즈에 나선 듯 합니다.

● 사드의 12번째 시험 발사

MDA의 사드 시험 발사 영상은 크게 2개 종류입니다. 첫 번째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 요격이고, 두 번째는 준중거리 탄도 미사일 요격입니다. 특히 두 번째 시험 발사 때는 사드보다 높은 고도의 탄도 미사일을 요격한다는 SM-3 Block IB가 먼저 나섰지만 요격에 실패했고 사드가 목표물을 떨어뜨렸습니다. 이를 두고 미국의 한 미사일 전문가는 “미사일 다층 방어의 중요성이 입증됐다”며 “대단히 의미있는 시험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맞습니다. 적 탄도미사일이 최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종말 단계의 최상층은 SM-3가 맡고 그 바로 밑은 사드가 지역 방어를 합니다. SM-3가 놓치면 사드가 나서고, 사드도 놓치면 패트리어트가 막는 다층 방어의 한 단면을 보여준 시험 발사였습니다.

그런데 요격 대상이 예상을 깨고 친숙합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나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험을 하는 편이 나을텐데 사드의 미래 구매국들을 위해서인지 단거리와 준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쏘아 떨어뜨렸습니다. 미국 언론들도 11월 1일 시험 발사를 두고 “이번 시험 발사가 유럽에 사드를 배치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확신을 줬다” “한국에 사드를 전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 중국 압박용 ‘사드 한반도 배치’ 카드는 기각되고

어제(27일)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핵 실험을 감행한 북한을 제재하는 방안을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논의했습니다. 실패였습니다. 왕이 부장은 “북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자”며, 대북 제재안을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동맹을 보호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우리나라를 북한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 카드로 중국을 압박해 대북 제재에 동참시키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 듯합니다.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먼저 제기해버린 우리 정부는 머쓱해졌습니다.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강조하고 국방장관은 자진해서 방송 뉴스에 출연해 사드 도입의 필요성을 띄우며 중국을 밀어부쳤는데 중국은 꿈쩍도 안했습니다.

이제는 내뱉은 말을 정리해야 할 때입니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사드를 한반도에 들여와야 한다고 본국에 요구했고, 미국 정부는 사드 전개를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검토가 끝나면 우리나라 정부에 사드 배치 방안을 논의하자고 요청할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가 먼저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고 선(先) 요청을 해버렸으니 상황이 애매해졌습니다. 사드를 지렛대로 얻고자한 바도 놓쳤으니 처지가 더욱 궁색해졌습니다. 괜히 먼저 말 꺼낸 바람에 돈만 더 쓰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주한미군이 사드를 들여오면 경기도 평택과 강원도 원주에 각각 1개 포대씩 배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평택은 미군 기지가 워낙 넓어 그 안에 집어넣으면 되지만 원주가 문제입니다. 새로 땅을 사서 사드 부대를 조성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사드 배치를 먼저 제안한 꼴이어서 땅값과 주민 이주비 등을 책임져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미국의 요청을 가만히 기다리느니만 못했습니다.   

▶ [취재파일] 또 불거진 사드 배치 논란…사드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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