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에 따라 연명치료를 중단했더라도 실제 사망할 때까지 발생한 병원비는 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1부는 세브란스 병원을 운영하는 연세대가 국내 첫 '존엄사' 판결을 받은 김 모 할머니의 유족을 상대로 낸 진료비 청구소송에서 8천 6백여 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재판부는 "환자와 의료인 사이의 의료계약은 판결에서 중단을 명한 연명치료를 제외한 부분은 유효하다"며, "연명치료 중단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인공호흡기 유지비용, 사망할 때까지 발생한 상급병실 사용료 등 진료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김 할머니는 지난 2008년 세브란스 병원에서 폐 종양 조직검사를 받다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가 됐습니다.
가족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한다는 할머니의 평소 뜻에 따라 병원을 상대로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는 소송을 내서 1심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세브란스 병원은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인공호흡기를 제거했고 김 할머니는 자가호흡으로 201일 동안 연명하다 2010년 숨졌습니다.
이후 연세대는 미납 진료비를 내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은 연명치료 중단 1심 판결이 송달된 날 양측의 의료계약이 해지됐다고 보고 그때까지 발생한 병원비 475만 원만 지급하라고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2심은 인공호흡기를 제외한 인공영양ㆍ수액 공급, 항생제 투여 등 연명에 필요한 다른 진료계약은 여전히 유효했다며 진료비를 전부 내라고 판결했습니다.
인공호흡기 의료계약이 해지된 시점은 상고심 판결 선고일로 봤습니다.
유족들은 확정 판결 뒤에도 병원이 연명치료를 중단하지 않았고 인공호흡기 제거 요청을 계속 거절한 탓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자가호흡으로 연명한 점을 보면 인공호흡기를 늦게 제거해 치료비가 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유족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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