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외전'(감독 이일형, 제작 (주) 영화사 월광·(주)사나이 픽처스)은 아예 대놓고 사기를 치는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다. 그러나 알고도 속고, 보고도 당한다. 배우들이 이끄는 126분의 유쾌한 쇼타임 덕분이다.
거친 수사 방식으로 유명한 다혈질 검사 변재욱(황정민)은 취조중이던 피의자가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살인 혐의로 체포된다. 살인 누명을 쓰게 된 변재욱은 결국 15년 형을 받고 수감된다.
감옥에서 복수의 칼을 갈던 변재욱은 자신이 누명을 쓰게 된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강동원)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가 감옥 밖 작전을 대행해 줄 선수임을 직감한다.
사기꾼과 검사의 작당 모의를 그린 '검사외전'은 오랜만에 만나는 버디무비(동료 혹은 형제를 뜻하는 말로 두 명의 남자배우가 콤비로 출연하는 영화 장르)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검사와 남의 등을 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기꾼의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조합이 재미의 핵심이다. 황정민이 극의 중심을 잡고, 강동원은 웃음을 선사한다.
정·재계와 결탁하는 권력층의 모습은 지난해 관객을 열광케한 '베테랑'이나 '내부자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영화는 앞선 작품의 기시감을 애써 부정하지 않으면서, 흥미 요소로 잘 버무린 느낌이다. 현실의 거울일 수 있는 소재를 오락적으로 활용하고, 영화의 주무대인 감옥을 판타지를 자극하는 공간으로 설계하며 영화의 지향점과 색깔을 드러냈다.
엄밀하게 말해 '검사외전'은 범죄물로서 이야기 구조가 치밀하지 못하며, 법정물로서는 공방의 긴장감이 떨어진다. 하지만 단점을 상쇄하는 확실한 강점이 있다. 바로 황정민과 강동원이 발휘하는 아우라와 끼다.
특히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강력한 스타 파워를 발휘 중인 강동원을 십분 활용한다. 실상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건 '한치원'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매력이나 재치라기보다는 강동원이라는 배우가 발휘하는 개인기와 끼다.
미남 배우가 자신의 외모나 분위기와 반대되는 연기를 할때 발생하는 호기심과 의외성은 고스란히 웃음으로 이어진다. 강동원의 코믹 연기는 영화의 오락요소로 기능적 역할을 충분히 한다. 그 웃음은 묵직한 스트레이트라기 보다는 연속된 잽이다. 그리고 그 타율도 꽤 높다.
조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이성민, 박성웅, 김응수, 김병옥, 주진모, 김원해, 김홍파 등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배역의 경중에 연연하지 않고 출연해 영화를 빛냈다.
설 연휴를 겨냥하는 '검사외전'은 가족이나 커플 관객들이 가볍게 웃고 즐기기에 유쾌하고 즐거운 오락영화다. 개봉 2월 3일, 상영시간 126분, 15세 이상 관람가.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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