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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도 전통" 황당한 미화에 병드는 대학교

<앵커>

혹시 '과탈'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학과에서 탈퇴시킨다라는 뜻인데 조직적으로 왕따를 시키는 것입니다. 지방의 한 대학에서 선배들이 후배들을 강제 집합 시키고 폭언을 퍼붓는가 하면 이런 '과탈'까지 시키고 있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전병남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의 한 사립대학입니다.

이 대학의 경찰행정학과 신입생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낭만적인 대학생활이 아니라 선배들의 강제집합입니다.

집합하면 욕설부터 쏟아집니다.

[실제 집합 녹취 : 야 XX 죽여버린다, 니네. 동아리 없애줘? XXXX, 야! 니들 XX 누가 수업시간에 누가 사진 찍고 XX 페북에 올리래, 응?]

집합 내내 신입생들은 부동자세로 있어야 하고, 공포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실제 집합 녹취 : 야, 야 뭐하는거야. 선배가 앞에서 얘기하잖아. XXX야. 야! 안 나와? XXXX 장난쳐? 야! 대답 크게 해! (네, 알겠습니다!)]

학과 생활에서 왕따 당하는 것을 의미하는 이른바 '과탈'까지 거론하며, 선배들은 신입생들을 압박합니다.

[실제 집합 녹취 : 하기 싫으면 과탈해도 돼. (과탈하면) 수업 시간에 떠들 수 있을 거 같애? XXX. 가서 죽여 버릴 거야.]

200명이 넘는 신입생들은 매주 목요일 이 곳 무도관에 모여서 선배들로부터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합니다.

[A군/신입생 : 자기 정해진 자리로 앉아서 가부좌 자세로 각을 잡고….]

[B군/신입생 : 밖에서 슬리퍼를 신고 다니지 마라, 밖에서 이어폰을 꽂고 돌아다니지 마라….]

학생들이 학교 측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해당학과 교수 : 집합을 하는데 욕설하는 것도 보면, 혼을 내거나 이런 게 아니라, 일체감, 단합심을 굉장히 중시해요.]

[해당 학과 학생회 간부 : 저희 과가 오래됐잖아요. 나름 전통이니까. 지키고 싶어서 그랬던 건 사실이고요.]

강제 집합과 폭언이 전통으로 미화되는 사이, 견디다 못한 신입생 10여 명이 학교를 그만두거나 휴학계를 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오영택,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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