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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북극의 겨울 바다, 동물은 달빛에 맞춰 춤을 춘다

[취재파일] 북극의 겨울 바다, 동물은 달빛에 맞춰 춤을 춘다
한차례 기록적인 한파가 지나갔다. 서울의 기온은 2001년 이후 15년 만에 영하 18도까지 떨어졌고, 제주시에는 12cm라는 32년 만의 폭설이 내리면서 제주도가 42시간 동안 고립되기도 했다. 서해 바다는 수온이 떨어지고 얼어붙기까지 하면서 양식 어류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춥고 어두운 북극 바다에서 해양 동물은 어떻게 긴 겨울을 날까? 겨울잠을 잘까?

북극에는 추분부터 춘분까지 길게는 6개월 정도 해가 뜨지 않는 캄캄한 밤이 이어진다. 이른바 극야(polar night)다. 태양이 지평선 위로 떠오르지 않아 밤이 지속되는 현상이다. 겨울철 북반구의 경우 북위 66.5도 이상인 지역에서 극야가 나타나는데 지구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여름철에 해가 지지 않는 백야(white night)와 정반대 현상이다.

지구상에서 사람이 거주하는 최북단 지역인 캐나다 누나부트(Nunavut, 북위 68.47도)의 경우 11월 하순부터 1월 중순까지 극야가 이어진다. 우리나라 다산과학기지가 있는 노르웨이령 스발바드(Svalbard, 북위 78.55) 군도의 경우 11월 중순부터 1월 말까지 두 달 반 정도 밤이 길게 이어진다.
북극은 대륙은 남극과 달리 바다로 되어 있다. 해빙(Sea ice)으로 덮여 있기도 하지만 북극 바다에는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수개월 동안 차갑고 캄캄한 밤이 이어지기도 하는 북극, 극야가 이어지는 동안 바다에 사는 동물은 겨울잠을 자고 있을까? 아니면 활발하게 움직일까? 이동을 한다면 동물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 이동을 할까?

영국과 노르웨이 연구팀이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군도와 북극 주변을 비롯해 북극해 곳곳에서 음파를 이용해 해양의 작은 동물인 동물성 플랑크톤이 극야가 이어지는 동안에 어떻게 이동을 하는지 조사했다(Kim et al.,2016). 조사결과 극야가 이어지는 동안 별다른 움직임 없이 거의 휴면 상태에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작은 동물들이 매우 활발하게 이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바다 깊은 곳과 낮은 곳을 반복해서 오르내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성 플랑크톤이 여름철 밤 시간에는 수심이 낮은 표층으로 올라오고 햇빛이 강한 낮 시간에는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추운 밤이 계속되는 겨울철에도 일정한 시간마다 수직으로 오르내리는 것이 포착됐다.

특이한 것은 24.8시간을 주기로 동물들이 수직으로 오르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4.8시간마다 한 차례씩 수직으로 오르내리면서 29.5일을 주기로 가장 깊은 곳까지 내려갔다 올라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24.8시간과 29.5일, 이 숫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바다의 작은 동물들은 왜 이 같은 주기에 맞춰 이동을 하는 것일까? 태양을 기준으로 볼 때 하루는 24시간이다. 24.8시간은 달을 기준으로 할 때 하루에 해당한다. 달은 하루에 약 50분씩 뜨는 시간이 늦어지게 되는데 이 때문에 하루가 24시간보다 긴 24.8시간이 되는 것이다. 또한 29.5일은 달이 지구를 한바퀴 도는 공전주기에 해당된다. 보름달에서 다음 보름달이 뜨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햇빛이 강할 때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루 중에는 달이 중천에 뜰 때 깊은 곳으로 이동하고, 한 달을 주기로 볼 경우 빛이 상대적으로 강한 보름달이 뜰 때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작은 동물성 플랑크톤이 햇빛이든 달빛이든 빛이 강할 때는 빛이 적은 물속 깊은 곳으로 이동하고 상대적으로 빛이 적거나 없을 때 수면 가까이 올라오는 것이다. 햇빛의 양에 따라 수직 이동을 하던 동물성 플랑크톤이 수개월 동안 밤이 지속되자 빛의 강도는 약하지만 이번에는 달빛이 약해지고 강해지는 정도에 따라 수직 이동을 하는 것이다.

달빛에 따라 이동하는 북극해 동물성 플랑크톤의 수직 운동은 극야가 시작되는 10월이나 11월, 또는 극야가 끝나는 2월이나 3월보다는 극야가 절정에 이르는 12월과 1월에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캄캄하고 추위가 절정에 이르는 한겨울에 북극해 바다 속 작은 동물의 수직 이동은 절정에 이르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지역에서는 햇빛이 비칠 때보다 안 비칠 때 오히려 이동이 활발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극야가 지속되는 동안에도 작은 동물성 플랑크톤이 활발하게 수직 이동을 한다는 것은 먹이사슬에서 동물성 플랑크톤 위에 있는 중간 포식자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정점 포식자 역시 연쇄적으로 활발하게 수직 이동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해양 동물들이 잠을 자며 쉴 것으로 생각했던 가장 춥고 캄캄한 극야에 동물들이 왕성하게 수직 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극야가 나타나는 동안 북극해 전체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춥고 캄캄한 북극의 겨울 바다에 사는 동물들이 극야가 이어지는 동안 달빛에 맞춰 활발하고 춤을 추는 것이다.

작은 해양 동물이 빛의 양에 따라 수직 이동을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내부적으로 유전자에 이 같은 명령이 새겨져 있어 마치 갓 태어난 아이가 젖을 빨듯이 본능적으로 빛의 양에 따라 수직 운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한 행동일 가능성도 있다. 모든 동물에게는 각각의 동물이 살아가는데 최적인 빛의 양이 있을 수 있는데 매일매일 변하는 빛의 세기와 한 달 주기로 변하는 빛의 세기에 따라 최적의 환경에서 살기 위해 동물 스스로 환경에 맞춰 이동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자료:Wikipedia).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일 가능성도 있다. 빛이 밝아 포식자에게 쉽게 노출될 가능성이 있을 때는 빛이 적은 깊은 바다로 이동하고 빛이 적어 어두워진 다음에 수면 가까이로 올라오는 것이다.
해양 동물이 주기적으로 수직으로 오르내린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2차 대전 때다. 미국 해군이 음파를 이용해 바다 지형을 측정하는데 밤이면 바닥의 깊이가 얕아지고 낮에는 깊어지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바닥 지형이 밤낮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밤에는 생물체가 수면 쪽으로 올라오고 낮에는 깊은 곳으로 내려가는 현상이 잡힌 것이다.

달빛은 수십 미터에서 깊게는 1,000~2,000미터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바다 표층 근처에 사는 작은 동물이 영향을 받게 되면 먹이 사슬을 통해 좀 더 깊은 곳으로 마치 폭포처럼 계속해서 영향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극야가 이어지는 차갑고 어두운 북극의 겨울 바다, 동물은 잠을 자지 않는다. 달빛에 맞춰 춤을 춘다.

<참고문헌>

* Kim S. Last, Laura Hobbs, Jø rgen Berge, AndrewBrierley, Finlo Cottier. 2016: Moonlight Drives Ocean-Scale Mass Vertical Migration of Zooplankton during the Arctic Winter. Current Biology,  DOI:10.1016/j.cub.2015.11.038
     

(사진=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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