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의 최대 난제 중 하나인 총기 사고를 막으려면 구매자 또는 총기 난사범의 정신 질환 이력에 집중하지 말고 만연한 자살과 분노 억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25일(현지시간)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총기 규제를 조명한 기사에서 정신 이력자를 추적·감시하는 이런 시스템이 절대 총기 사고 단속의 묘안이 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대형 총기 참사를 막고자 정신이상자나 전과자의 총기 구매를 차단하는 등의 신원 조회 강화를 골자로 한 총기 규제 행정 명령을 지난 5일 발표하고 의회에 관련 정책 집행비로 5억 달러의 예산 승인을 요청했다.
정신 이상자의 총기 범행 가능성에 큰 우려가 쏟아지고 있지만, 전염병학 전문가들은 정신분열증, 조울증, 우울증과 같은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는 이들이 남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물론 치명적인 정신 질환을 앓는 이들이 폭력을 저지를 확률이 정상인보다 3배 정도 높지만, 이런 부류는 한해 전체 범죄자의 2.9%에 그칠 정도며 정신이상자가 총기 사고를 일으킨 비율도 4%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듀크대학 정신의학·행동과학과 교수로 총기 폭력과 정신 이상의 연관성을 주로 연구한 제프리 스완슨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총기 폭력과 정신병은 공중의 보건과 안전에서 공통으로 큰 문제이나 겹치는 부분은 거의 없다"면서 "총기 폭력을 종식하려면 정신병이라는 단순 진단보다는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흔히 아는 중증 정신 질환이 총기 폭력으로 직결되지 않은 만큼 총기 구매자의 정신병만 따질 게 아니라 현재 기소된 범죄 사유, 폭력과 관련한 유죄 사실, 가정 폭력, 음주운전 등 공격적·충동적·위험한 행동 지표를 두루 살펴야 한다는 논리다.
전문가들은 또 당국이 이러한 요소를 신원 조회에 포함하고 동시에 자살 비율을 낮추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14년 통계를 볼 때 미국에서 발생한 총기 사고의 61%인 2만 1천384건이 자살로 귀결된 사실이 사안의 중대성을 뒷받침한다.
총기 사건 희생자의 대다수가 젊은 흑인과 히스패닉 남성인 것과 별도로 백인 남성의 80%가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데 총기를 택했다고 CDC는 분석했다.
광범위한 자살 예방 교육과 더불어 분노 상태를 자각하려는 국민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CNN 방송은 설명했다.
스완슨 교수 연구진이 2001∼2003년 총기 소유자 9천282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약 10%가 분노와 충동 장애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젊은 기혼남성일수록 이런 답변의 비율이 높았다.
더 큰 정신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상황임에도 이들 중 8∼10%만 병원 치료를 받았다.
많은 사람이 분노 장애를 치료받을수록 정신 질환으로 옮아갈 공산이 낮아지고, 수사 당국도 훨씬 수월하게 총기 구매자의 치료 이력을 추적할 수 있다.
(연합뉴스)
총기 규제 "정신병보다 자살·분노에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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