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거침없는 질주가 이어지자 공화당 안팎의 미국 보수 지도자들이 '멘붕'에 빠져들고 있다.
공화당 수뇌부가 트럼프를 배제하기 위해 당 대선후보를 임의로 고르는 '중재 전당대회'의 개최 가능성을 공공연히 거론한 데 이어 미 보수층을 대표하는 잡지인 '내셔널 리뷰'와 일군의 보수지도자들이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반대'를 공식 선언했다.
전통적 보수가치와 동떨어져 인종·성차별적 막말과 기행으로 일관하는 트럼프가 공화당의 후보로 선택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내셔널 리뷰(www.nationalreview.com)는 이날 온라인 판에 '트럼프에 맞서서'라는 사설을 실었다.
이 사설은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보수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며 "그는 도널드 자신만큼 경솔하고 상스러운 포퓰리즘을 위해 몇 세대에 걸친 (보수주의자들의) 노력을 빼앗고 짓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경제학자 토머스 소웰과 마이클 뮤케이지 전 법무장관, 공화당 외곽단체인 '성장 클럽'(Club for Growth)의 대표인 데이비드 매킨토시 등은 이 잡지에 에세이를 실어 트럼프 반대 입장을 공개로 밝혔다.
리치 로리 편집인은 "보수 지도자들의 기고는 보수주의 스펙트럼의 다양한 제도와 전통, 입장을 대변한다"며 "'내셔널 리뷰'의 이번 호는 트럼프의 '기만의 언어'에 맞서는 우파 전반의 경고의 목소리를 불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에세이 기고자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많지만, 모든 이들은 트럼프가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공화당의 '과오'일 뿐이며, 오바마 집권기의 잔해를 수습할 적임자가 아니라는 것에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2월호는 다음 달 15일 발간된다.
그러자 트럼프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22일 트위터에 "'내셔널 리뷰'를 읽는 이들은 극히 드물다. 왜냐하면 오직 비판만 하고 어떻게 여론을 이끌지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작고한 (발행인인) 위대한 윌리엄 F. 벅클리는 죽어가는 '내셔널 리뷰'에 일어난 일을 보았다면 부끄러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의 대권 주자와 대표적 보수잡지의 격돌을 지켜보는 공화당은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결국 당 전국위원회(RNC)는 다음 달 26일 '내셔널 리뷰' 주최로 예정됐던 공화당 대선후보 TV토론회의 주최자를 CNN으로 바꾸기로 했다.
특정 후보를 배제한 측에 토론회를 맡길 수 없어서다.
'내셔널 리뷰' 잭 파울러 발행인은 21일 블로그에 "RNC 최고위관계자가 전화를 걸어와 '내셔널 리뷰'에 대한 토론회 초대를 취소한다고 밝혀왔다"며 "하지만, 이는 트럼프에 관한 진실을 말하기 위해 치러야 할 작은 대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보수주의 위협 트럼프 대통령 안 돼"…美대표 보수잡지 반대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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