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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 없이 6시간 수술…낭비 줄여 부족 해결

<앵커>

최근 국내 혈액 보유량이 적정치인 5일분에 크게 못 미쳐서 비상이 걸렸습니다. 보시는 건 헌혈을 받아 만든 적혈구 팩으로, 이 한 팩을 만드는데 50만 원 정도 듭니다. 그런데 미국 스탠퍼드 대학 병원이 관행적으로 하는 수혈 치료를 꼼꼼히 따져본 후 처방해보니 수혈 처방이 24% 줄었습니다. 여기에 환자의 평균 입원 기간이 줄고 사망률도 크게 낮아졌습니다. 불필요한 수혈이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뉴스인 뉴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65살 오복순 씨는 뼈에 암이 생겨 6시간 동안 큰 수술을 받았지만 수혈하진 않았습니다.

[오복순/뼈암 수술 환자 : 이제는 살았구나 싶었죠. 수술이 잘됐다고 말씀하셔서.]

헤모글로빈 수치로만 결정하는 1941년 기준을 적용하면 수혈해야 했지만, 전신 건강상태를 고려하는 최근 기준으론 수혈이 필요 없었던 겁니다.

한 대학병원이 새 기준을 적용했더니 뼈암 환자 수술 때 한 명당 4.7팩 사용하던 혈액이 1.5팩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박종훈/고려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 이미 수혈 기준은 오래전 선진국 수준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의료진들의 머릿속에는 아주 예전의 방식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겁니다.]

문제는 혈액 낭비에 그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같은 수술을 받아도 수혈 환자는 감염률이 1.8배, 사망률은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전한 혈액이라도 다른 사람 것인 만큼 수혈 때 면역체계가 소모돼 상처 회복이 더디고 외부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이정재/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 (수혈하지 않은 환자가) 상처 회복도 빠르고, (수혈하지 않은) 암 환자가 5년 생존율이 더 향상됐다는 의학적인 증거와 연구 결과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수혈 최소화를 권고했지만, 우리나라에선 매년 430만 건의 수혈이 관행대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수혈을 줄이는 것이 환자 건강을 높이고 만성적인 혈액 부족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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