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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수함 만들되 핵무기는 싣지 말자"…英 노동당 대표 타협안

"신형 핵잠수함을 건조하되 새 잠수함들에 핵무기를 탑재하지 말자."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가 핵잠수함 현대화 추진에 대한 노동당의 입장 결정을 앞두고 이런 '타협안'을 추구하고 있다고 친 노동당 성향의 일간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해군은 뱅가드급 전략핵잠수함 4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잠수함은 각 16기의 트라이던트 탄도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어 트라이던트 잠수함으로 불린다.

그러나 트라이던트 잠수함들은 노후화 탓에 앞으로 10년을 전후해 퇴역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는 이들을 대체하는 신형 잠수함 4척을 건조하는 '트라이던트 현대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310억파운드(약 54조원·정부 추정)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방 프로젝트다.

영국 의회는 이번 봄 표결을 통해 트라이던트 현대화 추진을 결정할 예정이다.

노동당 전임 에드 밀리밴드 대표는 핵억지력 유지를 위한 트라이던트 현대화에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반전주의자 코빈이 대표에 선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코빈은 최근 BBC 한 프로그램에 출연, "(새로 건조되는) 핵잠수함들이 핵무기를 갖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위산업의 일자리를 유지하는 게 자신의 최우선순위라고 덧붙였다.

앞서 코빈 대표는 지난해 "총리가 되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전주의자로서 신념을 피력해 당내 논란을 불러일으킨 뒤 당의 국방정책 리뷰 결과를 지켜보자며 한발 물러섰다.

가디언은 코빈 대표가 '제3의 대안'으로 이런 아이디어를 제안한 뒤 노동당의 국방정책 리뷰가 이 구상의 가능성을 검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구상은 코빈의 분명한 핵억지력 반대와 신형 잠수함들을 건조함으로써 일자리를 유지하려는 노동계의 입장 사이에 타협안이 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신문은 이 제안이 '일본식 방안'으로 묘사되고 있다면서 핵무기 노하우는 유지하되 실제 핵무기는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계에서 영국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트라이던트 현대화를 지지하는 노동당 의원들에게 먹혀들 것 같지는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군 당국은 핵무기를 장착한 트라이던트 잠수함 1척이 항상 정찰 임무에 있을 때에만 신뢰할 수 있는 핵억지력이 담보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빈의 '대안'이 트라이던트 현대화에 대한 노동당의 최종 입장으로 정리될지 현재로선 불투명해 보인다.

몇 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형 방위 국책사업이 반전주의자 코빈에 새로운 도전을 안기고 있는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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