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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메르켈…난민정책 반대 목소리 사방서 분출

위기의 메르켈…난민정책 반대 목소리 사방서 분출
지금 독일사회와 정치권은 마치 백가쟁명의 시대를 지나는 듯하다.

난민정책을 두고서다.

온갖 주장이 난무하지만, 큰 물줄기는 하나로 모인다.

연간 난민신청자가 100만이 넘는 상황을 더는 그대로 둘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사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백 있던 '난민환영' 정책은 맥없이 꺾이고 있다.

난민 감축과 통제 강화의 기치를 내건 기독사회당(CSU)이 숨 가쁘게 내지르는 펀치는 그 중 육중하다.

메르켈이 난민 감축을 올해 최대 정책목표로 내건 데에는 CSU가 그동안 펼친 강공 드라이브의 영향이 크게 자리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메르켈 총리가 당수로 있는 기독민주당(CDU)의 자매 보수당이자 CDU-CSU연합이라는 원내 단일세력으로 묶인 바이에른주의 지역당 CSU는 지금 그 존재감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오전 독일 언론을 장식한 뉴스는 절정이었다.

2002년 총선 때 메르켈에게서 총리후보를 양보받은 에드문트 슈토이버 전 CSU 당수가 난민정책 변경을 압박하며 3월 말을 시한으로 제시한 것이다.

그는 국경을 닫으라고도 했다.

그래야, 난민위기는 독일 문제라며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여타 유럽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져 함께 짐을 나누게 될 것이라는 논리였다.

이날부터 열리는 바이에른주의회 CSU 정책협의회에 의제로 올라가는 바이에른주헌법 개정 추진 사항은 또다른 임팩트로 다가왔다.

토마스 크로이처 주의회 CSU 원내대표는 이날, 난민들이 지역문화를 수용하고 사회에 통합되게끔 이들의 의무사항을 헌법으로 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마르쿠스 블루메 CSU 강령위원회 위원장은 지역문화의 개념을 정리하겠다며 독일어 이해와 학습 의무화, 전통 수용, 관용 개념화를 예시했다.

지역언론 메르쿠어는 CSU 관련 자료의 한 장을 인용해 약자 지원, 소녀와 성인 여성 대상 수영 강습 시 존중, 부르카 착용 금지 이해 같은 것들도 나열돼 있다고 소개했다.

CSU는 바이에른주헌법상 개헌을 하려면 재적 3분의 2의 찬성을 얻어야 하지만, 야당이 개헌저지선의 의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의치 않으면 주민투표로 개헌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20일 바이에른주에서 열리는 CSU의 이 협의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호르스트 제호퍼 CSU 당수 겸 바이에른주총리는 16일 발매된 주간 슈피겔에 "2주 안에 국경 질서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요구하는 문서를 연방정부에 보낼 것"이라며 "이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바이에른주정부로서는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청구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를 압박하는 것은 자매당 뿐만이 아니다.

그리스 3차 구제금융 협상 때처럼 CDU 내부의 '반란' 움직임도 다시 감지되는 흐름이다.

CDU 소속 연방하원(분데스탁)의원들은 현재 메르켈 총리에게 난민통제 강화를 청원하는 서한을 준비하고 서명을 받고 있다.

전체 310명 중 50명가량이 이미 서명했지만, 동조세력을 추가 규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분히 압박성 정치적 행위로 읽히는 데다 청원 내용과 서명 규모에 따라 영향력 역시 크게 달라지겠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메르켈 총리로선 부담이 되는 움직임이다.

대연정 소수당인 사회민주당(SPD)은 또다른 각도에서 메르켈 총리를 어렵게 하고 있다.

대연정 부총리인 지그마어 가브리엘 SPD 당수는 알제리와 모로코 난민부적격자 추방 같은 정책에 한목소리를 얹고 있지만 그 역시도 연간 100만이 넘는 난민신청자를 감당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가브리엘 당수는 이에 더해 난민 유발국의 안정화 지원과 난민 보호정책 강화를 내세우며 사민당식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메르켈에게 2005년 총리직을 넘긴 SPD 출신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도 최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 인터뷰에서 "따뜻한 가슴만 많지 계획이 없는 것 같다"며 메르켈 총리의 전략 부재를 비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메르켈표 난민환대 정책이 국경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꼬집고 메르켈 총리로선 자신의 난민환대가 일회적이라는 점을 진작 강조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쾰른 난민 성범죄 사건 이후 형성되고 있는 여론 추이와 난민 반대 정서도 메르켈 총리에게 결코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제1공영 방송 ARD가 지난 15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 메르켈 총리가 난민위기 대처에 자신감을 표현하며 자주 언급한 '우리는 해 낸다'에 대해 동의한 비율은 직전 조사 때보다 5%포인트 감소한 44%에 그쳤다.

반면, 동의하지 않은 응답은 3%포인트 증가한 51%로서 과반을 점했다.

많은 난민이 내게 두려움을 준다는 명제에 대해서도 동의하는 응답이 48%로 나타나 그렇지 않다는 50%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정당지지율은 CDU-CSU연합이 2%포인트 떨어진 37%였고, SPD는 1%포인트 오른 25%였다.

그밖에 난민 반대 정서가 강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1%포인트 상승한 10%를 찍고 녹색당 10%, 좌파당 8%, 자유민주당(FDP) 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페기다) 주도의 반 이민 집회가 다시 고개를 들고, 난민 관련 범죄가 늘면서 이민자 증오가 맞물려 상승하는 악순환 조짐도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페기다 주도의 집회에서는 메르켈 총리의 퇴진 구호가 나온 지 오래다.

그러나 18일에는 슈테펜 자이베르트 정부 대변인에게까지 브리핑 때 기자들이 메르켈 총리가 총리직을 잃을 우려는 없느냐는 질문을 했다.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이에 "대답은 '없다'이다"라고 응수했다고 블름버그 통신은 전했다.

독일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안테나는 벌써 3월 13일로 예정된 바덴뷔르템베르크, 라인란트팔츠,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로 향하고 있다.

각기 인구 1천만, 400만, 220만 규모의 이들 주의 선거 승패가 메르켈표 난민정책의 향배를 가를 하나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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