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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갖고 싶어요" 주거빈곤 12살 소녀 '꿈'

<앵커>

요즘같은 한파에 수십 년 된 낡은 집에서 추위에 떠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원하는 건 좋은 집, 깨끗한 집도 아닌, 그저 공부할 책상, 하나입니다.

권 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른 가구가 모여 사는 전남 보성의 한 마을입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다보면 반백년도 더 된 낡은 집이 나타납니다.

언니, 오빠, 부모님과 함께 12살 소연이가 사는 집입니다.

고작 6.6제곱미터도 채 되지 않는 방은 연탄불을 아무리 때도 차갑기만 하고, 벽과 문 틈으로 파고드는 바람 때문에 방 안에서도 점퍼를 입어야만 합니다.

마당 수돗가에서 세수를 하는데, 요즘 같은 겨울엔 주전자에 데운 물이 있어야 합니다.
 
[소연이/12세 : (안 추워요?) 추워요, 겨울에….]

사춘기 아이들에게 가장 힘든 건 화장실 가는 일입니다.

문도 없고 벽도 다 뚫린 재래식 화장실, 추운 건 둘째 치고, 누가 볼까 조마조마합니다.

[소연이오빠 : (화장실이) 많이 가려지지 않아서 사라들이 볼 수도 있으니까 민망하죠.]

소연이 아버지는 일용직으로 일하다 허리가 다친 뒤로는 일을 구하지 못하고 있고, 가끔 군청의 자활근로에 참여해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저주거기준에 따르면 소연이네 같은 5인 가구는 46제곱미터 면적 이상의 집에 살아야합니다. 

하지만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집에 사는 이른바 주거빈곤 아동이 129만 명이나 됩니다.

아이들이 적절한 주거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를 규정한 UN 권리협약을 우리나라도 비준했지만, 이를 이행할 국내법은 아직 없습니다.

소연이 자매의 소망은 딱 하나입니다.

[소연이 : (어떤 집에서 살고 싶어요?) 저는요, 공부를 할 수 있는 책상이 필요해요.]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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