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고등학교 시험기간에 발생한 일입니다.
점심식사 후 회사 옥상으로 가던 길에 계단을 올라가는데 울리는 휴대폰 한 통의 문자 메세지가 왔습니다.
처음 보는 전화번호에 내용도 이상했습니다.
잘못 왔구나 싶어서 지나치려는데 문득 문자메세지 내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야 시간 얼마 안 남았어 빨리 보내줘 순간 저는 무슨 급한 용무가 있나 보다 싶어서 '문자 잘못 보내셨습니다' 라는 답문을 쓰다가 보내기 버튼을 누르려고 하는데 다시 한 번 문자가 왔습니다.
좀 던 번호와 같은 번호였습니다.
문자 내용은 '아 진짜 이럴래? 12번 부터 다시 불러줘' 순간 뇌리에 스치는 생각.
'오호 이게 바로 핸드폰 컨닝이구나'
평소에 장난기가 많던 저는 요녀석 혼 좀 나봐라 하는 심정으로 핸드폰에 번호를 찍었습니다.
1, 3, 5, 2, 1, 2, 4, 4, 3, 2, 5, 2, 2, 1, 3 그리고 속으로 키득거리고 좋아했는데 점심시간이 끝나고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문자가 왔습니다.
'야 나 3개 틀리고 다 맞았어 고맙다ㅋㅋ' 문자를 보고 한동안 멍하니 폰을 바라봤습니다.
세상에 아무렇게나 보낸 문자였는데...
그 일이 있은 후 3일 뒤 뜬금없이 한 통의 문자가 왔습니다.
그 날 문자를 보냈던 학생이었습니다.
제 번호가 친구 번호가 아닌 걸 확인하고 다시 보낸 문자였습니다.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제 생애 최고의 점수였습니다. 다음번에도 부탁드립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황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