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브로망스'(bromance·이성애자인 남성 간의 친밀한 관계)는 끝난 것 같다."
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14일(현지시간) 밤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6차 TV토론에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거친 설전을 주고받은 직후 현장에 있던 CNN 방송의 다나 배시 기자에게 한 말이다.
그동안 '단짝'으로 통했던 크루즈 의원과의 밀월관계가 공식으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강경 성향의 두 사람은 그동안 이민정책과 대(對)테러정책 등 주요 현안에서 거의 일치된 목소리를 내며 '완벽한 궁합'을 자랑했으나, 첫 경선 관문인 다음 달 1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번 토론에서 크루즈 의원의 출생지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적'으로 돌아섰다.
크루즈 의원은 1970년 캐나다 캘거리에서 태어났으나 어머니가 미국인이어서 캐나다 국적과 함께 미국 국적도 자동으로 취득했는데 트럼프는 이것이 '출생시민권자'(natural born citizen)만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한 헌법 조항에 위배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크루즈 의원은 토론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내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면 트럼프도 자격이 없다"며 역공을 폈다.
트럼프의 출생지 이론대로라면 부모가 모두 미국 땅에서 태어나야 하는데 트럼프의 모친이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만큼 그 역시 결격사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트럼프는 "나는 (당신과 달리) 이곳 본토에서 태어났다"고 강조하면서 "아마도 당신이 대통령이 되면 민주당이 크게 소송을 걸 것"이라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트럼프는 토론 후에도 크루즈 의원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15일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크루즈 의원이 토론 당시 '트럼프가 자신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내 출생지 문제를 제기했다'고 주장한 것을 겨냥해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사회자가 '크루즈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고려할 수 있다'는 자신의 과거 발언을 상기시키자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그가 토론을 잘하지만 거칠고 공격적이라 많은 사람이 싫어할 것"이라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크루즈 의원이 어제 대통령 자격 문제와 관련해 소송을 당한 것으로 안다"며 거듭 출생지 문제를 제기했다.
크루즈 의원의 고향인 텍사스 주의 한 변호사가 크루즈 의원은 본토에서 태어난 출생 시민권자가 아닌 만큼 대선 후보 자격이 박탈돼야 한다는 취지의 소장을 법원에 제출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연방대법원이 나서서 조속히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앞으로 경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크루즈 의원이 만약 '대선풍향계' 아이오와에서 트럼프를 꺾을 경우 트럼프의 '크루즈 때리기'는 더욱 노골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와 크루즈 의원은 전날 토론에서 난타전을 벌인 데 힘입어 승자 평가를 받았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은 크루즈 의원, 트럼프,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3명을 차례로 '승자' 명단에, 벤 카슨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3명은 '패자' 명단에 각각 올렸다.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승자도 패자도 아닌 중간 성적을 받았다.
CNN 방송도 트럼프, 크루즈 의원, 크리스티 주지사 3명을 차례대로 승자로 분류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루비오 의원, 트럼프, 크루즈 의원을 승자로 꼽으면서 루비오 의원을 선두에 내세웠다.
(연합뉴스)
토론승자 트럼프-크루즈 밀월관계 '끝'…출생지논란 크루즈 피소
트럼프 토론후에도 크루즈 맹공…텍사스서 '크루즈 대선후보 자격에 문제'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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