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노모가 세상을 떠난 뒤 지난 14일 오전 강원 철원의 한 병원 장례식장으로 슬하의 2남 2녀 자녀가 하나둘씩 모여들었습니다.
노모는 허리디스크와 심장질환을 오랜 기간 앓고 있어 거동조차 힘들었지만 4남매는 노모가 천수를 누리고 밤사이 주무시다가 편안히 눈을 감은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노모의 시신을 영안실에 안치하고서 '부고 (訃告)'를 내려는 순간.
"어머니가 힘들어하시는 것 같아서 편하게 해 드렸다" 는 작은아들(52)의 말에 형제·자매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경기도에 사는 작은아들은 지난 13일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와 큰 형과 술을 마셨고 이 자리에서 노모의 지병으로 형제·자매들이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술을 마시고 밤 10시쯤 큰 형과 헤어진 작은아들은 노모의 집으로 갔습니다.
이튿날 새벽 2시.
작은아들은 잠을 자는 노모의 얼굴에 이불을 덮고서 목을 눌렀습니다.
날이 밝아 술이 깬 작은아들은 간밤에 저지른 자신의 행동을 자책했지만 이미 저지른 패륜은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작은아들은 오전 10시쯤 큰 형에게 전화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말했습니다.
노모를 영안실에 안치하고서야 작은아들은 형제·자매에게 노모의 사망이 자연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실토한 것입니다.
큰형을 비롯한 형제·자매는 자수를 권유했고 작은아들의 신고를 받고 영안실을 찾아간 경찰은 숨진 노모의 목 부위에 상처를 발견했습니다.
경찰은 외관상으로도 질식사 소견이 뚜렷해 보였지만,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하기로 했습니다.
작은아들의 자백과 부검결과를 토대로 경찰은 존속살해 혐의를 적용해 작은아들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이 사건을 담당한 한 경찰은 "신이 아닌 이상 그 누구도 존귀한 생명을 앗을 수는 없다"며 "노모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이유로 저질러진 작은아들의 행위는 범죄이자, 용서받을 수 없는 패륜"이라고 씁쓸해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패륜아들의 그릇된 변명…"노모를 편하게 해 드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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