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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장타여왕' 박성현, 팔굽혀펴기 하루 200개…'30야드 늘었어요'

"올해 목표는 4승…한국여자오픈 2연패 도전"

[취재파일] '장타여왕' 박성현, 팔굽혀펴기 하루 200개…'30야드 늘었어요'
2015년 KLPGA투어를 빛낸 '원투 펀치'는 전인지와 박성현이었습니다. 한·미·일 3국의 메이저대회를 단일시즌에 석권하며 KLPGA 5관왕에 오른 인기스타 전인지가 미국 무대로 진출하면서 올해는 박성현이 KLPGA투어의 인기를 이어갈 핵심 선수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박성현은 지난해 6월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메이저대회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나서 6개월 만에 4승을 몰아쳤습니다. 2016시즌 개막전인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우승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박성현의 '몰아치기'와 폭발적인 인기의 비결은 시원시원하고 호쾌한 장타에 있습니다. 그녀의 훈련 모습을 취재해보니 다른 여자선수들과는 다른 특이한 게 하나 있더군요. 바로 '팔굽혀펴기'였습니다. 박성현은 1년 전부터 상체 근력을 키우기 위해서 팔굽혀펴기를 해왔다고 합니다.

한 번에 쉬지 않고 50회씩 4세트, 하루 200회를 기본으로 하고 점차 횟수를 늘려간다고 합니다. 자세도 제대로 나오더군요. 제가 골프 담당 기자를 하면서 수많은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취재해봤지만 여자선수가 팔굽혀펴기를 하는 건 참 낯선 장면이었습니다.

일반 여성은 1회도 하기 힘든 팔굽혀펴기를 200회나 하는 이유가 뭘까요? 지난 13일 SBS TV  8뉴스 스포츠뉴스에 방송된 1분 30초 분량의 리포트에서 다 소개하지 못했던 박성현과의 인터뷰 내용을 취재파일로 전해드립니다.

"저는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거리에 대한 욕심이 남달랐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도 제가 거리가 좀 안 나가면 그게 그렇게 자존심이 상했어요. '어, 내가 왜 저 사람보다 거리가 안나가지?  힘이 떨어져서 그런가?' 그럴 때는 뭘 더 먹어가면서 치기도 했었고요. 정말 샷의 비거리만큼은 남들한테 지기 싫어했어요. 그래서 계속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서 여러가지 시도를 하다가 1년 전부터 제가 사부님으로 모시는 분의 추천으로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하체보다는 상체의 근력이 약한 편이거든요."
Q. 건강한 성인 남자도 쉬지 않고 한번에 50회를 하기는 쉽지 않은데?

"물론 처음부터 50회를 한 건 아니죠. 저는 원래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10회, 20회, 30회 이렇게 조금씩 횟수를 늘려갔어요. 앞으로도 시즌중에 꾸준히 횟수를 더 늘려나갈 거예요."

Q. 팔굽혀펴기가 장타에 어떤 도움이 되나?

"팔굽혀펴기는 팔과 어깨, 가슴 근육을 단련시켜 상체의 힘이 세지기 때문에 장타를 치는 데 아주 도움이 됐어요. 1년 전보다 제 드라이버 샷 거리가 30야드나 늘었어요. 이렇게 거리가 늘어나다 보니까 2014년에 플레이했던 대회 코스들이 2015년에는 정말 말도 안되게 쉽게 느껴지더라고요.

두번째 샷을 할 때 아이언 클럽도 더 짧게 잡게 되고 그래서 2015년엔 '내가 남들보다 공을 쉽게 치고 있구나~" 생각을 하게 됐어요."

Q. 아이언 클럽을 얼마나 더 짧게 잡게 됐나?

"기본적으로 1년 전보다 두 세 클럽은 더 짧게 잡아요. 심지어 어떤 골프장에서는 2014년에 7번 아이언으로 세컨 샷을 했었는데, 2015년엔 같은 홀에서 58도 웨지로 세컨 샷을 친 적도 있어요.

제가 저 앞쪽에서 세컨샷 치려고 준비하고 있으면 뒤에서 먼저 치고 걸어오는 언니들이 '야. 너 참 골프 쉽겠다"며 부러워 하시고 그런 일들도 종종 있었어요. (웃음)"

Q. 손도 남자인 기자의 손보다 큰데, 이렇게 큰 손도 장타에 도움 되나?

"손이 작은 선수들은 그립을 놓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백스윙 톱에서 그립을 꽉 잡지 못하고 작은 공간이 생기면서 디운 스윙 때 그립이 헐거워 지는거죠. 저는 손이 크기 때문에 그립을 단단히 쥘 수 있어서 임팩트 때 더 많은 힘을 전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2015년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때 생애 첫 우승을 하고, 이후 6개월 동안 4승을 몰아쳤는데,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일단 첫 우승의 경험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첫 우승의 문턱을 넘는 데 1년 반이 걸렸는데 우승을 한번 맛보고 나니까 자신감이 붙는 거예요. 승부처에서 조급함이나 긴장감이 사라지고 2승, 3승, 또 4승까지 이어진거죠. 뭔가 제 골프가 좀 트였다고 해야하나?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는 느낌이고, 4승까지 했다는 걸 저도 대견스럽게 생각해요." 그런게 계속 우승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2016 시즌 개막전부터 우승해 스타트가 좋은데 올시즌 목표는?

"2016시즌을 시작할 때는 일단 1승을 목표로 했는데, 개막전에서 제가 우승하고 나서 목표를 새로 잡았어요. 3승을 더 추가해서 총 4승으로 마무리하고 싶어요.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이에요. 제가 첫 우승을 했던 대회라서 애착이 있고 올해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가서 2년 연속 우승하고 싶어요."

Q. 미국 LPGA 대회 출전 계획은?

"나갈 수 있는 대회는 6~7개 되는데, 일단 출전을 확정한 미국 대회는 3개예요. 3월 JTBC 파운더스, KIA 클래식, 4월 초  ANA 대회까지 3주 연속 출전하고 4월 4일~5일쯤 귀국해서 KLPGA 투어 뛰어야죠."

Q. 올해는 KLPGA 투어 몇개 대회 나올 예정인가?

"2015년엔 제가 29개 대회 가운데 딱 1개 대회 빠졌어요. 올해는 31개 대회라고 들었는데 최소한 25개 대회 이상은 나갈 것 같아요. 여기에 LPGA 대회 몇개 추가하면 올해도 일정이 빡빡하겠네요."

Q. 지난해 5관왕에 올랐던 전인지가 미국 진출로 빠지면서 올해 KLPGA투어는 '박성현 천하'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시선들도 있는데?

"제가 2015년엔 인기상을 받았는데, 2016년엔 제가 타이틀을 쫓아가기 보다는 타이틀이 저를 쫓아오도록 만들고 싶어요.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겠죠. 동계 훈련 열심히 해서 더 멋진 모습, 더 멋진 플레이 보여드리도록 노력할테니까 앞으로도 많은 사랑 주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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