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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만취승객 묻지마 폭행…터널 속 '공포의 3분'

* 대담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 한수진/사회자:
 
이 시간에는 택시 운전기사가 한 분 연결돼 있습니다. 택시 기사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술 취한 승객들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만취 승객들에게 반말이나 욕설을 듣는 건 예삿일이고 폭행 사고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죠. 얼마 전 술에 취한 승객이 운전 중인 택시기사를 마구잡이로 폭행한 일이 또 일어났습니다. 만취 승객들이 달리는 버스나 택시 안에서 기사를 폭행하는 일 근절되고 있지 않은데요. 운전 중인 기사 위협하는 것,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행위나 다름없는 일이죠. 피해 운전기사 연결해서 직접 말씀 좀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님?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른 시간에 전화 연결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지금 이 시간에도 운전 중이신가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네 운전 중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잠시 차를 세우신 건데 그러면 기사님께서는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택시 운행을 하고 계신 건가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오전 2시부터 02서부터 오후 02시까지.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12시간 일하시는 거예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 한수진/사회자:
 
보통들 이렇게 일하시는 모양이에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12시간 교대니까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얼마 전 술에 취한 승객에게 아주 심하게 폭행을 당하셨다고 하는데 지금은 몸이 회복되셨습니까?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네 회복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몸은 괜찮아지시고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정신 건강이 안 좋죠.
 
▷ 한수진/사회자:
 
아직 마음이 아프신 거죠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 한수진/사회자:
 
이제 좀 겁도 나고 그러시겠어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술 취한 분 모시면 겁이 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자세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언제 그런 일을 당하신 거죠?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12월 18일 날 03시 25분에 그랬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난 연말이었네요. 새벽 3시 넘어서. 당시승객은 어떤 상태였어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여자 분하고 같이 타셨는데요, 남자분이. 술이 많이 취하셨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둘 다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네. 둘 다. 판교 아파트에서 손님을 모셨는데 서울로 가신다고 해서 고속도로를 타고 오는데 여자 분은 주무시더라고요. 무릎에 머리를 대고 주무시고 남자분만 기대고 계시는데 남자분이 가면서 이걸 어떻게 죽여야 돼, 그래요. 어 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시냐고 그랬더니 대꾸도 안하시고 주무시더라고요. 주무시는 척 하더라고요.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서초IC쯤 오는데 판교를 가자고 하더라고요. 다시 깨서.
 
▷ 한수진/사회자:
 
판교에서 타서 서울로 가자고 했는데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서초IC에서 다시 판교로 가재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네. 여기 고속도로고 서울 동문 가신다고 했는데 무슨 말씀이시냐고 그랬더니 말씀을 안 하시더라고요. 한남대교 건너서 터널 들어서는데 갑자기 죽여야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아유!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깜짝 놀라서 백미러로 보니까 바짝 뒤에 서있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어머!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면서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목을 조르더라고요. 그러면서 주먹으로 귀 있는 데를 쳤는데 멍하니 말소리가 안 들리더라고요. 그때부터 계속 목을 조르면서 때리더라고요. 터널 입구 들어갔는데. 설 수가 없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터널이니까.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서면 사고가 나죠. 정신을 차리는데 계속 때리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참... 아니 뭐 밑도 끝도 없이 계속 그렇게 때려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 한수진/사회자:
 
욕을 하면서.
 
그래픽_아버지 폭행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네. 말소리도 안 들리고 그때부터는 정신이 터널 빨리 나가야겠다는 정신이 계속 터널이 길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운전을 하셨군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터널이 길죠. 남산 터널.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그래서 1호 터널 딱 나오는데 살겠다 싶어서 매표소로 세웠는데 내리라고 하니까 목을 두 손으로 조르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아니 계속 그 상태로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 한수진/사회자:
 
아니 왜 이러시냐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은 모양이군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터널에서 나올 때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나 걸렸을까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3분 20초 동안 맞았다고 형사 분이 블랙박스를 보고 말씀하시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나중에 블랙박스를 확인해봤더니 3분 20초 동안 그 상태로 목이 졸리고 폭행을 당했다는 말씀이시군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네. 그래서 나와서 한 켠에서 울고. 전화를 드렸는데 경찰차 올 때까지 자는 척을 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겨우 때리고 목을 조르고 하는 걸 뿌리쳐서 경찰에 신고를 하셨는데 하도 속상하시니까 눈물이 다 났다 그 말씀이시군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네. 울었죠. 너무 화가 나고
 
▷ 한수진/사회자:
 
경찰은 빠르게 현장으로 와줬어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네 빨리 오셨어요. 파출소 갔더니 안 때렸대요.
 
▷ 한수진/사회자:
 
때린 적 없다? 그래서 경찰이 결국 확인을 한 거군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네 블랙박스를 확인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만취 승객은 나이가 어때 보이던가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46.
 
▷ 한수진/사회자:
 
46쯤 됐다?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 한수진/사회자:
 
지금 제가 잠깐 말씀 들어보니까 기사님 연세는 좀 돼 보이는데 실례지만 연세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52년생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순 넘으셨네요. 그러면 뭐 연배도 차이가 한참 나는데 거의 조카뻘 이런 표현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승객이 정말 아무런 이유도 없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그냥 때렸다. 그것도 터널 안에서 말이죠. 욕도 써가면서. 병원에서 치료를 좀 받으신 거죠?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네 받았어요.
 
▷ 한수진/사회자:
 
얼마나 계셨어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한 10일 동안
 
▷ 한수진/사회자:
 
가해자가 찾아와서 사과를 하거나 그러진 않았습니까?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와서 사과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과는 했고. 그런데 왜 그렇게 심하게 폭행했다고 하던가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본인이 미쳤다고 그러더라고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미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이고. 제가 그때 미쳤었나 봐요. 그렇게 얘기를 해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 한수진/사회자:
 
또 술에 취했으니까 아무래도 제정신은 아니었을 것 같긴 한데 말이죠. 그래도 그렇지. 지금 법적으로는 가해자가 어떤 처벌 과정에 있는 거죠?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경찰서에서는 풀려났고요. 검찰로 서류가 넘어간 걸로 알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 건가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살인 미수 특가법이요.
 
▷ 한수진/사회자:
 
목을 졸랐다, 그래서. 더구나 운전 중인 상태였으니까. 운전 중인 기사를 목을 졸랐다. 살인미수 특가법 이렇게 됐다는 말씀이시군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참 안타깝게도 이런 일이 적지 않다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 말씀 들으면서 다른 기사님들도 나도 그 비슷한 일 겪었다 하시는 분들 참 많으실 것 같은데요. 기사님도 어떠세요? 혹시 이런 일 또 겪으신 적 있으셨나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없습니다. 처음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건 처음이시고요. 그렇구나. 그나마 좀 다행이네요. 그런데 한참 나이 어린 승객들이 험한 말 하거나 반말하는 거 이건 비일비재하다고 하던데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엄청 많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건 너무 많다고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 한수진/사회자:
 
어떤 식으로 하나요? 보통?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육두문자 써가면서 욕하죠.
 
▷ 한수진/사회자:
 
거침없이.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웃어넘기고 살살 달래죠.
 
▷ 한수진/사회자:
 
왜 그러시냐. 그러시지만 사실 속이 말이 아니실 거예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네. 욕을 같이 하면 싸움이 나니까.
 
▷ 한수진/사회자:
 
사실 겨우겨우 참으시는 거죠?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 한수진/사회자:
 
지금 술에 취한 승객 운전 중인 기사님들 폭행하는 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 어떤 말씀 좀 해주고 싶으세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저는 칸막이가 되면 좋을 텐데 그 칸막이 하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그런 승객들에게 라고 해야 할까요. 승객들에게도 이렇게 좀 해달라 하고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실 것 같은데요?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술 드시고는 기사한테 막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자기도 위험한 일인데 말이죠. 아무리 취한 상태에서 실수를 한다고 해도 법적으로도 이렇게 요즘에는 엄하게 책임을 묻습니다. 그리고 운전자 기사를 보호할 수 있는 칸막이 같은 것도 있으면 좋겠다. 그런 보호 장치도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시군요. 앞으로는 이런 일 다시없었으면 좋겠네요. 기사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폭행당한 피해 택시 기사: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만취 승객에게 심각한 폭행을 당한 택시 기사 분에게 말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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