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6)씨는 새해 첫날인 1일 초등학교 동창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속옷만 입고 찍은 자신의 사진이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밴드'에 올라왔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가깝게 지내온 다른 동창 B(45)씨가 멋대로 사진을 올리는 바람에 여자 동창들 사이에 놀림거리가 됐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A씨는 2년 전 우연히 모인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B씨를 만났다.
초등학생 때는 서로 알지 못했지만 전기수리공으로 일하는 점 등 공통점이 많아 친분을 쌓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서로 집도 멀지 않아 가끔 술자리도 함께하며 가깝게 지냈다.
동창들과 술자리를 마치고 인천시 남구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지만 A씨는 수치심에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날 오전 2시께 그는 이내 이불을 박차고 근처에 있는 B씨의 집을 찾아갔다.
A씨는 "왜 내 사진을 밴드에 올렸느냐. 나에게 왜 모욕감을 주는 거냐"며 따졌다.
말다툼은 몸싸움으로 이어졌고 화를 참지 못한 A씨는 집 안에 있던 흉기로 B씨의 복부 등을 수차례 찔렀다.
A씨는 범행뒤 담배를 피우다가 불씨가 꺼지지 않은 꽁초를 B씨가 쓰러져 있는 방 이불에 던진 뒤 허겁지겁 집을 빠져나왔다.
담뱃불은 B씨가 살던 다세대주택 2층을 태웠다.
다른 방에 있던 6명은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불은 소방서 추산 1천600만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10분여 만에 진화됐다.
경찰은 처음엔 단순 화재로 봤으나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B씨의 시신에 흉기로 수차례 찔린 흔적이 나오자 전담반을 꾸렸다.
사고현장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곧바로 용의자를 특정하지는 못했지만 B씨가 평소 동창들과 친하게 지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탐문을 시작했다.
경찰 수사 소식을 동창들로부터 전해들은 A씨는 죄어오는 심리적 압박을 견딜 수 없었다.
그는 고민 끝에 범행을 지인에게 고백했다.
이어 지인의 설득으로 5일 오후 9시께 인천시 남구 학동지구대를 찾아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초등 동창과 쌓아온 우정이 '웃자고 올린' 밴드 사진 한장 때문에 비극으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방화 혐의에 대해서는 온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을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밴드 사진 한장 탓에 비극으로 끝난 '초등 동창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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