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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5시간…초미세먼지 습격에도 서울은 조용했다

[취재파일] 5시간…초미세먼지 습격에도 서울은 조용했다
 서울시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안 내려졌다.

지자체는 초미세먼지의 시간 평균 농도가 90㎍/㎥(마이크로그램) 이상이면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내리게 되어있다. 오늘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서울 25개 관측지점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주의보 기준을 초과했다. 5시간 동안 매 정시마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92, 100, 100, 98, 93 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다. 평소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5시간 동안 고농도의 초미세먼지가 서울 도심을 뒤덮었지만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내려지지 않았다.
2016년 1월 4일 서울시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 새벽 1시부터 5시까지 5시간 동안 초미세먼지 주의보 기준 90㎍/㎥을 넘는 고농도가 나타났다.

서울시는 오전 6시부터 초미세먼지가 감소하는 추세여서 미세먼지 주의보를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줄어드는 건 알았지만 많아지는 건 미처 파악하지 못한 모양이다. 같은 논리라면 늦어도 어젯밤 12시에는 주의보를 내려 새벽 시간에 엄습할 미세먼지의 위험성에 대해 알렸어야 했다.

서울시는 오후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는 원래 주의보를 발령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새벽동안 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를 담당하는 근무자도 없었다. 서울시 내부 지침 <초미세먼지 예보 및 경보업무처리요령>에서 ‘22시부터 06시 사이에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될 경우에는 자치구, 방송국, 교육청에 오전 6시 상황에 따라 전파한다.’고 되어있기 때문이다.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는 시민들의 활동이 적은 시간이라는 게 이유다.

물론 밤 22시부터 06시까지의 시간은, 상당수의 시민들이 집에 있을 시간이지만 서울시 시계는 누구에게나 똑같지 않다. 새벽부터 출근하는 직장인들, 환경미화원, 신문배달부 등 하루의 시작은 모두에게 6시가 아니다.

서울시만 그런 것은 아니다. 다른 몇몇 지자체들도 고농도가 나타난 새벽시간을 지나 오전 6시부터 7시에 사이에 주의보를 많이 내렸다.

하지만 새벽시간에 주의보를 내린 지자체도 있다. 오늘 강원도는 서울시가 특보체계를 운영하지 않는 새벽 5시에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물론 강원도 또한 불과 5일전까지만 해도 21시부터 07시까지는 특보 운영을 제한적으로 하는 내부 규정이 있던 모양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올해 2016년부터 새벽에도 특보운영을 실행한다고 밝혔다. 주민 대부분이 잠자는 시간대임을 고려해 야간에는 문자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한다. 업무 담당자의 편의도 생각해 자택에서도 특보를 발령할 수 있게 되었다. 정보 사용자와 제공자 모두에게 배려 깊은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미세먼지 주의보를 내릴 권한은 각 지자체에게 있지만 기준치를 넘는 시점에 특보를 내리지 않더라도 법적인 책임은 없다. 주의보를 내리는 건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지자체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의보가 내려지면 지자체장은 자동차의 통행을 제한하고 사업장의 운영시간을 강제로 단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 모든 것은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서다. 서울시는 주의보가 내려졌을 때 어린이나 노약자 폐질환 및 심장질환자들은 실외활동을 제한하고. 일반인들도 부득이 하게 외출 할 때는 황사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그럼에도 오늘 새벽시간대 집 밖을 나선 시민들은 고농도의 미세먼지에 대해 정보가 부족 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과 강원도 중 어떤 지자체가 올바르게 대처했는지 평가하는 건 쉽지 않다. 미세먼지 정책에 대해 우리나라는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기에 어떤 정책이 맞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다만 중국에서 넘어온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전국을 공격한 오늘, 좀 더 시민들에게 배려 깊은 정책을 펼친 지자체가 돋보인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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