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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브랜드 No∼ 가성비 Yes!!

저성장 시대 씀씀이…가치소비로 양극화

[취재파일] 브랜드 No∼ 가성비 Yes!!
제목은 거창하지만 어려운 얘기는 아닙니다. 먹고 살기 팍팍하다보니 씀씀이를 좀 줄여 보자는 건데, 계속 팍팍할 거 같으니, 끝도 없이 아끼고만 살 수는 없고, 쓰고 싶은 데는 또 확실히 쓰고 살더라, 뭐 이런 얘기죠. 오늘은 요즘 소비자들이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취재과정에서 느낀 이야기 좀 늘어 놓겠습니다.

코 한 번 팽~ 풀고 버리는 휴지, 어떤 제품 사용하시나요? 굳이 브랜드 제품 쓸 필요가 있을까요. 하나의 브랜드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판촉 비용에서부터 그럴듯한 디자인, 포장 과정 등 상당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격에 다소 거품이 끼지만, 소비자들은 그렇게 쌓인 브랜드에 대한 믿음으로 별다른 의심없이 구매를 하게 되죠.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려는 브랜드의 노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3-4년 사이에 충성스러웠던 고객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양은 많지만, 그저 그런 싸구려로 인식되던 PB 제품이 품질을 바탕으로 저가 공략에 나서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에 가서 카트 2개를 준비한 뒤, 화장지 30롤과 미용티슈 12개 묶음, 지퍼백, 우유 1천ml를 담아봤습니다. 한 쪽 카트에는 잘 알려진 브랜드 제품을 담았고, 다른 하나에는 PB제품만 택했습니다. 먹는 제품이야 먹어봐야 품질을 따져볼 수 있고, PB제품군 안에서도 '프리미엄' 로고가 붙으면 수 천원씩 차이가 났기 때문에 가급적 공산품으로, 같은 규격의 제품을 선정한 겁니다. 
(사진=게티이미지)
결과는 PB제품 쪽이 36% 가량 저렴했습니다. 미용티슈 12개 묶음(PB)을 2개나 더 사고도 남을 만큼 차이가 났는데, 돈 걱정 전혀 없이 사는 주부가 아니라면 아무래도 선택은 명확해 보였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깐깐하게 따져서 아끼고만 사느냐.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의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어려운 얘기는 뒤로 남겨두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니다. 쓰고 싶은 분야, 써야 할 곳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였습니다.

구조조정이라는 것이 기업에서 뿐 아니라, 소비 분야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거품을 걷어내는 소비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끼는 소비는 생필품 분야에 집중되고, 여가 생활 등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부문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경향이 오히려 약화되고 있는 겁니다.
(사진=게티이미지)
흔히 말하는 저성장기, 경기 불황이 지속될 수록 이런 경향은 가속화될 거라고도 했습니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경향이 강해지지만, 언제 이 상황이 나아질지 모르니 쓸 수 있을 때 쓰고 싶은 곳에는 쓰는 분위기. 이런 소비 트렌드는 2016년 새해에도 더 확산할 전망입니다.

소비자들의 정보력이 강해진만큼, 선택 과정이 더 복잡해지고, 심지어 귀찮아지는 경향마저 있지만 소비자들은 현명하게 움직일 겁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기업들은, 브랜드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유통업계는 또 어디에 집중하게 될 지, 궁금증이 남습니다. 남은 궁금증은 올 한 해가 또 저물때쯤 다시 되돌아보며 풀어보기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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