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형사소송법에 굉장히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살인범죄의 공소시효가 완전히 폐지된 겁니다.
이로써 경찰도 미제 살인사건을 전담하는 수사팀을 꾸렸고, 이미 살인을 저지른 범인들을 붙잡을 수 있는 가능성은 물론 범죄 억제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요, 이 바뀐 법을 이른바 '태완이법'이라고 부릅니다.
16년 전 길을 걷다 황산 테러를 당해 목숨을 잃고도 누가 그랬는지는 끝내 찾지 못한 고 김태완 군의 이름에서 따온 겁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태완법이 시행됐을 때 정작 김태완 군 사건의 공소시효는 만료된 뒤였는데요, 국회에서 서둘러 처리했으면 김태완 군의 억울한 사건도 재수사의 길이 열렸을 텐데, 왜 진작에 통과시키지 못했는 지를 당시 임찬종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밝혀내고 태완이법의 제정을 앞당기는 데 기여했습니다.
임 기자는 김태완 군 사건의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도대체 왜 국회에서는 태완이법이 계류됐었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다행히 국회에는 누구나 열람해볼 수 있는 속기록이 있어서 법안심사 소위의 기록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많은 의원들이 태완이법에 소극적이거나 반대하는 주장을 폈음이 확인됐습니다.
[임찬종 기자/SBS 문화과학부 : 저는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분들도 반대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는데, 다만 국민적 분노가 큰 상황에서 그분들이 공식적인 석상에서 기록으로 남는 발언을 하신 거니까, 그거를 충분하게 보여주고, 그 맥락을 생략하지 않고 그 기록을 충분하게 보여주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취재파일 이후 관심이 모아지면서 태완이법이 속도를 냈습니다. 태완이법의 발의자인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도 직접 임 기자와 함께 SBS 팟캐스트에 출연해 법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그 결과 취재파일이 올라온 지 약 일주일 뒤에 태완이법은 첫 번째 관문인 법사위 법안심사 1소위를 통과했고, 3일 뒤에는 본회의까지 통과했습니다.
그리고 비록 김태완 군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게 됐지만, 진범 논란이 일어 <그것이 알고싶다> 등을 통해서도 널리 회자된 일명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등은 태완이법 덕에 공소시효가 없어지게 됐습니다.
[임찬종 기자/SBS 문화과학부 : 사실은 국회에서 논의된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어떤 회의에서 어떤 식으로 논의가 되고, 그게 어떤 기록으로 남는지를 모르는 분들이 더 많죠. 그런 것들을 충실하게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사안 전체적인 걸 이해를 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에 대한 자기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런 점이 저한텐 좀 보람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 [취재파일]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 '태완이법', 누가 왜 반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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