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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아베, 위안부 합의후 골프 최고점수 기록했다…여유"

* 대담 : SBS 도쿄 김승필 특파원

▷ 한수진/사회자:
 
글로벌 뉴스 오늘은 도쿄입니다. 김승필 특파원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도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일 간 위안부 합의의 후폭풍이 한국 내에서 만만치 않은데, 일본은 어떻습니까?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일본도 일부 우익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기사에는 아베 정권은 끝났다는 식의 댓글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고 있고, 그제는 2백여 명의 우익 인사들이 총리관저와 외무성 등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하지만 한국보다는 조용합니다. 일단 아베 정권에 비판적인 아사히와 도쿄신문 등 진보적인 신문들이 이번 합의를 우호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또,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보수 우익 신문들은 위안부 합의 자체는 못마땅해 하지만, 제한적으로 비판하면서 오히려 아베 정권을 돕는 후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민주당 등 야당도 이번 합의에 호의적입니다.

어제 아베 총리는 연말연시 휴가를 맞아 도쿄 근교의 골프장에서 라운딩했는데, 총리 취임 이후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며 환하게 웃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아베 총리는 여유로운 모습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베 총리로서는 이번 합의로 남는 장사를 했다. 이런 표정이군요?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아베 총리는 우익의 지지를 좀 잃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이상의 중도층 지지를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위안부 합의로 한일관계 개선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일단 야당이나 진보적인 신문들이 우호적입니다.

또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라는 문구를 얻어냄으로써 다시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비판에 놓이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아베 총리가 다음 세대에게 사죄의 숙명을 지우지 않게 하겠다는 염원을 풀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산케이 신문이 '한국의 입을 다물게 하려고 총리가 도박에 나섰다' 고 표현했는데, 그다지 과장되지 않은 말로 보입니다. 또한, 한중밀월 관계에 틈을 만들고 안보 면에서 한미일 3각 관계를 복원해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미국으로부터도 듬뿍 칭찬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역사수정주의자라는 꼬리표로부터도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위안부 합의 뒤 일본 언론에서는 많은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어제는 소녀상 이전이 일본 정부가 위안부 지원 재단에 10억 엔을 내는 전제조건이라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요미우리신문은 위안부 소녀상을 가능할 빨리 철거해달라는 일본의 요구에 대해 한국 정부가 긍정적인 의사를 보인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고, 아사히 신문은 소녀상을 옮기는 게 일본 정부가 재단에 돈을 내는 전제라는 것을 한국이 내밀하게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우리 정부는 완전 날조이고 일본의 언론플레이라고 일축했는데, 김 특파원이 보기에 어떻습니까?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일단 어제 일본 정부도 이번 합의는 두 나라 외교부 장관이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한 내용이 전부라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저는 일본 언론의 보도보다는 공동 발표 내용과 기시다 외무장관이 일본 기자를 상대로 한 브리핑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소녀상 이전 문제와 관련해 윤병세 장관은 관계기관과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공동기자회견 뒤 곧바로 기시다 장관은 일본 언론과 브리핑 시간을 가졌고 이 내용은 NHK를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이때 기시다 장관은 일본 기자의 질문에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대해서는 적절한 이전이 이뤄질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한쪽은 이전에 노력하겠다고 했고, 한쪽은 이전이 이뤄질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일본은 만약 소녀상 이전이 되지 않는다면 합의 위반이라고 판을 깨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고, 한국 정부는 비록 소녀상 이전 약속은 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합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선 소녀상 이전에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합의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요?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일단 도의적이라는 수식어 없이 일본 정부의 책임이라는 표현을 받아냈고, 일본 시민의 돈이 아닌 일본 정부 예산으로 위안부 재단을 설립할 수 있게 됐습니다. 상대방이 있는 협상이라는 점과 위안부 할머니들이 한분 두분 돌아가시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정부가 내세우는 성과도 적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또, 일본 우익들의 위안부 망언에 재갈을 물릴 길도 열었습니다. 하지만, 위안부 협상은 실리보다는 명분이 더욱 중요한 협상입니다. 실리를 잃더라도 절대 명분을 잃지 말아야 할 협상입니다.

일본이 내는 돈이 얼마냐 하는 것보다는 그게 배상금인지 위로금인지가 중요하고, 사죄의 형태보다는 그게 인도적인 사죄인지 법적 책임에 대한 사죄인지가 중요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위안부 할머니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 SBS 김승필 특파원:
 
네 우리 정부가 위안부 할머니들과 소통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잘못으로 보입니다. 우리 외교부는 그동안 위안부 할머니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여왔지만, 그런 흔적은 결국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우리 정부가 자신들과는 한마디도 없이 일본 정부와만 소통한 뒤 협상을 타결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이 언론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을 만든 점을 고려하면, 우리 정부는 철저히 비밀주의로 일관하며 위안부 할머니는 물론 언론과도 담을 쌓고 이번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그런 결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이라는 문구를 공동발표문에 쉽게 넣어줘 스스로 족쇄를 차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생각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잘 들었습니다. 도쿄 김승필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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