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미혼모에 대한 편견을 거두고 올가미 같은 수급자 테두리를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합니다." 다섯 살 여자 아이를 키우는 정수진(35)씨는 서른 살 때 미혼모가 되고 나서 동사무소를 찾았다가 면박을 당했다.
도움을 청하려던 사회복지사에게 "멀쩡한 젊은 사람이 나라 도움을 받으려 한다. 왜 결혼도 하지 않고 아기부터 낳았느냐"는 말을 들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시민의 도움으로 정씨는 시청 위기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지만 미혼모에 도움을 줘야 할 사회복지사의 왜곡된 시선에 큰 충격을 받았다.
정씨는 "미혼모가 아이를 낳게 되면 주변의 편견이나 차별 때문에 입양이나 유기를 조장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이제는 미혼모 가정을 가정의 한 형태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정(42)씨는 "아이를 낳고 4살 때까지 친언니 외에는 출산 사실을 숨겼다"며 "미혼모라는 주변의 시선에 움츠려 당당하지 못했던 것이 부끄럽고 아이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남자 아이와 사는 미혼모 김도경(40)씨는 "엄마, 아빠, 아이로 구성된 가정이라야 정상 가정, 건강한 가정이라는 인식을 깨야 한다"며 "'아비 없는 아이'라는 말 한마디에 미혼모 가정은 큰 상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미혼모가족협회는 28일 부산 인창병원에서 미혼모 휴먼라이브러리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미혼모 등 20여 명이 참석해 미혼모의 인생경험을 듣고 질문과 답변의 시간을 가졌다.
미혼모들은 "자산과 경제수입을 환산해 월 136만원 미만의 소득일 경우 미혼모 자녀에게 만 12세까지 매월 10만원이 지원되는 것이 현재 미혼모 정책의 전부"라며 "이렇다 보니 많은 미혼모가 의료보험 등의 혜택 때문에 기초수급자가 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목경화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표는 "경제적 활동으로 수입을 얻게 되면 수급자 지위를 박탈당할 수 있어 오히려 미혼모들이 경제적 독립을 주저하고 있다"며 "정부가 미혼모 아이들이 부모의 어려운 경제적 상황을 대물림받지 않도록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현재 2만∼2만5천명의 미혼모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합뉴스)
미혼모 "'아비 없는 아이' 편견 두려워…정부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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