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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평화의 발' "하재원 하사 인터뷰는 불가"…이유는?

군 관계자 "하 하사, 국군수도병원 근무 검토"

[취재파일] '평화의 발' "하재원 하사 인터뷰는 불가"…이유는?
8월 4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이 매설한 지뢰를 밟아 우리 군 2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하재헌 하사는 양쪽 다리를 잃었고, 김정원 하사는 오른쪽 발목을 잃었습니다. 이들의 잃은 발을 형상화한 '평화의 발'이라는 조형물이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어제(23일) 세워졌습니다.  ▶ 北 지뢰도발로 잃은 두 발…'평화의 발'로 우뚝

조형물이 세워지는 것도 분명 의미는 있지만, 그보다 전하고 싶은 소식은 따로 있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하재헌 하사와 김정원 하사가 참석하기로 돼 있었습니다. 특히, 사건 직후 하 하사의 병상 밖 모습은 처음이었습니다.

김정원 하사의 모습은 대부분, 기억하실 것입니다. 김 하사는 12월 초에 퇴원하면서 가볍게 뛰어보이기도 해서 박수를 받았습니다. SBS를 비롯해 거의 모든 매체들이 김 하사의 이런 모습을 보도했습니다. 김 하사는 당시 이런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원 하사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것인지를 느꼈기 때문에 정말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비록 거기(수색대대)서 하지 못하더라도 군에 이바지 해서 제 능력을 다른 데로 쓸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하 하사는 9월 초순 병원 입원 중 잠시 육성이 보도된 적이 있지만, 그 이후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서는 하 하사의 인터뷰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김 하사 퇴원 때와 군 당국의 대처는 달랐습니다. 언론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하 하사의 인터뷰는 엄격하게 통제했습니다. 김 하사에 대해서도 인터뷰는 불가하다는 방침을 군 당국은 전달했습니다.

하재헌 하사(왼)와 김정원 하사(오)
군 당국이 두 하사의 인터뷰를 허락하지 않은 것은 다음의 이유라고 합니다. 

하 하사가 완쾌된 상태가 아니고, 다른 군인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을 고려했다는 것입니다. 이 전에도 지뢰 등으로 인해 심각한 부상을 입은 군인들이 많은데 유달리 두 하사의 경우만 보도가 되면서 앞선 이들이 이리저리 피해 상황을 호소하고 있는 형편이란 것입니다.

실제로 두 하사의 사례가 보도된 이후 국회 등에서 정부 지원이 미흡하다는 가족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상당한 두 하사 외에 함께 작전을 수행했던 다른 대원들 역시, 주목받을만 하다는 것입니다.

군 당국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는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뢰 도발 사건을 둘러싼 논란의 한 축은 '자비 치료' 문제였습니다. 하 하사가 그 대상자입니다. 하 하사는 입원 후 한달 가량이 지나면서 자비로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에 처했습니다. 현행 법 때문이었는데, 이런 상황이 SBS 뉴스를 통해 보도되면서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보도 이틀 뒤 박근혜 대통령까지 하 하사를 찾아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지뢰 도발로 다쳤는데…한 달 넘자 "돈 내라"

군 당국으로선 불편했거나, 부담스러웠던 뉴스에 나온 대상자였다는 뜻입니다. '인터뷰 통제'가 과했던 군의 대응 방식은 그래서 (의도하지 않았다면)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소지가 있습니다. 

또 상대적 박탈감을 고려했다는 것은 달리보면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으려' 했다는 뜻으로도 풀이됩니다. 국가의 지원 등이 미흡했다고 호소하는 피해 군인들의 목소리가 듣기 좋을리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누군가에게는 당연히 듣기 불편합니다. 하지만, 공론화 과정을 통해야 해법이 도출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퇴원을 하며 가볍게 점프를 하던 김 하사와 달리 하 하사는 아직 완쾌되지 않았습니다. 이동할 때는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고, 일어설 때는 동료의 도움이 아직은 필요합니다. 김 하사의 '뜀뛰기' 모습이 대대적으로 보도되길 원하지만, 하 하사에 대해선 그렇지 않은 것인지, 개운치가 않습니다. 

1사단 수색대대에서 복무하고 있는 김 하사는 보직심의를 거쳐 새로운 부대에서 근무하게 될 예정입니다. 사이버 사령부에서 근무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 하사는 재활 치료가 우선입니다. 현재 국군수도병원에서 복무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신처럼 부상을 당한 군인들을 위한 일을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 하사가 남은 재활 치료도 잘 마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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