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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국회의원 출판회 찬조금…뇌물? 선물?

* 대담 : 임제혁 변호사 (법무법인 메리트)

▷ 한수진/사회자:

뉴스에 나오는 법률 이야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법은 이렇습니다> 법무법인 메리트, 임제혁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 임제혁 변호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입법로비’혐의로 기소됐던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과 신학용 의원에 대해서 실형이 선고됐네요?
 
▶ 임제혁 변호사:
 
아마 작년에 영장실질심사 등으로 떠들썩했던 입법로비 사건 기억하실 텐데요. 현역 국회의원들이 특정 법안의 처리와 관련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것입니다. 당시 신계륜, 신학용 의원은 지금은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인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에서 '직업'이라는 단어를 뺄 수 있도록 관련한 법률을 개정해주는 대가로, 그리고 신학용 의원은 사립유치원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한 뒤 출판기념회 때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축하금 명목으로 수천 만 원을 수수한 혐의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두 의원 모두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고요?
 
▶ 임제혁 변호사:
 
예, 지속적으로 무죄를 주장했고요, 항소의 뜻을 밝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신학용 의원은 출판기념회 문제로 기소가 됐었죠. 그동안 정치인 출판기념회는 자금 모금 통로로 공공연하게 활용되지 않았습니까?
 
▶ 임제혁 변호사:
 
네, 아예 일부러 2년 주기로 여는 분들도 있다고 할 정도니까요. 현재 정치인이 정치자금을 모집하는 공인된 통로는 후원금입니다. 그런데 후원금에는 한도가 있거든요. 그 한도가 현실적으로 정치활동에 부족하다는 얘기는 예전부터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를 음성적으로 충당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로 변질된 것이 출판기념회라고 볼 수 있겠죠. 출판기념회 수익은 정치자금법상 신고의무가 없어요. 그래서 국정감사를 앞두거나 총선을 앞두면 유난히 그간의 저술활동이 빛을 보기 시작하죠. 각종 출판 기념회, 북 콘서트 등이 이어졌는데요. 사실 이런 행사장에서는 당연히 책을 파는데, 정가가 있어도 그 이상의 돈이 지급 되도 되돌려주지 않습니다. 돈을 주는 사람도 그냥 가지라고 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출판기념회를 통해 조성한 돈은 선관위에 신고대상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기 돈이 되는 거죠. 개인 돈. 쉽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겁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정립된 사법판단이 있어오지 않은 점도 생각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불똥이 튈 걸 걱정해선지 정치권에서 출판기념회 취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하네요?
 
▶ 임제혁 변호사:
 
예, 많이 취소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몸을 사리게 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출판기념회’라는 표현대신 ‘북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대체하기도 하는데요. 외래어로 표시한다고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결국은 개인적인 경사에 축하를 받는 자리를 스스로 마련해서 거기에 모금함을 둔다는 것은 결국 동일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출판기념회 때 찬조금 명목으로 오간 금품에 대해서 뇌물이다, 이렇게 판결이 내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죠?

▶ 임제혁 변호사:
 
사실상 출판기념회 당시에 오간 금품을 뇌물죄로 인정한 것은 거의 처음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전에도 전서울시의회 의장에 대하여 뇌물수수 등이 인정된 예가 있지만, 이는 출판기념회 직후 일정 기간 내에 지급이 이루어져서 출판기념회의 축하금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었고요.
 
▷ 한수진/사회자:
 
법원이 신학용 의원이 받은 찬조금을 뇌물로 규정하게 된 기준이 뭔가요?
 
▶ 임제혁 변호사:
 
일단 뇌물죄라는 것은요,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공무원을 수뢰죄로 처벌하려면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의 요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그래서 돌려 생각하면 뇌물죄에서 벗어나는 방법 중의 하나가 “직무관련성이 없다”, “대가성이 없다”는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출판기념회에서 책값으로 받은 거액의 돈은 어떻게 봐야하는가 라는 것인데요. 출판기념회에서 특히 문제된 점은, 책을 팔기는 한다는 것이고 출판기념회 행사에서 책값이 8,000원이라고 딱 8,000원만 받고, 8,000원만 주는 관행이 있지는 않았다는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출판기념회라는 행사 자체가 ‘개인적’인 행사의 탈을 쓰고 있어서 직무관련성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번에 1심 법원은 이와 관련하여 일련의 기준을 제시했는데요, 이번 사건을 보면, 유치원총연합회는 유치원의 경영승계 등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입법안을 발의한 신학용 의원에 대해 출판 기념회 수개월 전에 정기 이사회 등을 열어서 후원을 결의하고 기념회 일시 장소를 지회 등에 전달했고요, 이렇게 후원을 할 것임이 사전에 보고되고 조율된 점, 당시 신의원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교문위 의장이고 이러한 유리한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한 점, 그리고 사실상 한 단체에서 3,300만원이 넘는 돈을 낸다는 것은 사실상 책사는 것과는 관계가 없고 일단 딱 봐도 너무 크잖아요. 결국 법원이 제시한 기준은. 1. 특정단체가 후원금을 조직적으로 조성, 제공했는지 2. 받는 사람이 사전에 후원의사를 전달받아 인식하고 있었는지 3. 직무 관련 청탁이 있었는지 4. 지나치게 액수가 많지는 않았는지의 네 가지 기준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재판부 판단 기준에 지나치게 액수가 많은 건 아닌지 여부가 포함돼 있는데요, 얼마부터 지나치게 많은 액수에 해당하는 건지도 궁금하네요?
 
▶ 임제혁 변호사:
 
몇 만원이다, 이렇게 액수로 단정 짓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그런데 이번 사건처럼 한 단체가 3,300만원 넘게 주는 게 우리가, 통상의 일반인이 ‘어 정상적인 액수의 축하금이네’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사회통념이 일응의 기준이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신학용 의원 입장은 다르던데요. 후원금은 직무 관련성이 없다. 책값과 더불어 의정활동에 대한 후원금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데, 이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임제혁 변호사:
 
신의원의 법안 발의 내용에 비추어 신의원에게 돈을 준 단체가 신의원과 직무상 관련이 없는 단체인가요? 후원금 명목이라는 주장 자체가 이미 국회의 특정 위원회가 아니라 하더라도 이미 의정활동과의 직무관련성이 있다는 뜻이 아닌지 되물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의정활동에 대한 후원금은 이렇게 받아서도 안 되고, 받은 후에 이렇게 처리해서도 안 되는 거거든요. 그리고 아주 관대하게 이 정도는 그냥 주고받아도 뭐 인사치례 정도로 볼 수 있지 싶은 액수는 이미 훨씬 뛰어넘고 있지 않습니까? 1심이 뇌물로 판단한 부분에 대한 반박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연말연시라 선물 주고받는 분들 많을 텐데요, 어디까지가 선물이고, 어디부터가 뇌물입니까?
 
▶ 임제혁 변호사: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하잖아요. 사실은 경제학 얘기거든요. 무엇인가 이득이 있는 데에는 그에 대한 상응하는 대가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가족, 친지, 친구, 동료가 아닌 사이에서 금원이 오간다는 것 자체가 이미 단순히 “주고 싶어서”, “좋아서”는 아니거든요. 그것도 직업이 확실히 보장되는 공무원, 그 중에서 입법을 담당하는 국회의원에게 이렇게 금품을 건낸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선물하고 뇌물의 구분은 사실 너무 어렵습니다. 그런데요, 공무원행동강령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부패방지법 아래에 제정된 대통령령인데요, 여기서는 통상적 관례의 범위 내의 음식물이나 편의 외에는 직무관련자로부터 일체의 선물과 향응을 제공받지 말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신 의원도 직무관련성을 문제 삼고 있는데, 직무관련성 여부라는 게 판단하기 참 모호한 거 아닙니까?
 
▶ 임제혁 변호사:
 
뇌물죄의 성립 키워드이자 벗어날 수 있는 키워드인 직무관련성과 대가성, 이익이 직무와의 대가관계를 갖는지 여부는 우리 법원에 의하면, 직무내용, 직무와 이익제공자의 관계, 특수한 사적인 친분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 이익의 다과, 이익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등의 제반사정 뿐만 아니라 사회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도 뇌물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에 기준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촘촘한 기준이면 오히려 대가성이 없어서 불기소하거나 무죄판단을 하는 것이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되죠. 그래서 그런 류의 판단들이 공분을 사는 이유기도 한 것이죠.
벤츠 여검사 사건에서는, 대가성 없는 사랑의 정표로 보아서 무죄가 선고되기도 했고요.
 
▷ 한수진/사회자:
 
김영란 법이 시행되면, 훨씬 강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직무관련 청렴성을 더할 수 있다, 이런 얘기가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임제혁 변호사:
 
김영란법은 직무관련성 여부와 대가성 여부를 금품 수수의 요건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즉 형법상 뇌물죄로 처벌하지 못한 대가성 없는 금품도 김영란법에 따르면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이 법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여론을 의식한 법안이라는 비판도 가능한 것이, 공직자의 범위에 언론인을 포함시키고 불명확한 개념이 많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판결이 정치권의 후원금 모금 방식에도 영향을 많이 줄 것 같죠?
 
▶ 임제혁 변호사:
 
후원금에 대한 논의를 다시 할 때가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정치도 돈 없이는 할 수 없는 게 되어버렸고요, 그렇다면 어떻게 충분한 돈을 투명하게 모금하고 운용할 할 수 있는지 정책적, 입법적 논의로 이어가야 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단순히 방법도 없는데 법원에서 너무 빡빡하게 나온다고 볼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 설명 잘 들었습니다. <법은 이렇습니다> 법무법인 메리트, 임제혁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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