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가 이륙한 지 얼마 안 돼 여러 승객이 (기압 차 때문에) 귀가 아프다고 호소했습니다." 기내 압력 조절장치(여압 장치) 고장으로 비상 저공비행한 제주항공 항공기가 이륙 직후부터 기압이 떨어지면 나타나는 귀 통증, 두통, 호흡 곤란 등의 현상이 상당히 나타났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부 승객은 "승무원이 일상적인 불편 민원으로 받아들이는 듯 적절히 대처하지 않아 승객들의 공포 속 불편이 심화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항공기를 타고 제주로 온 이정구(58·서울시)씨는 "한 여성 승객이 머리가 아프다고 자리를 옮기는 것을 봤으며, 다른 승객들도 두통과 귀 통증 등을 호소하며 승무원을 찾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정확한 시각은 모르겠으나 항공기가 고도를 완전히 높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대략 이륙 후 10∼20분가량 지난 시각"이라고 추정했다.
이 비행기는 이날 오전 6시 30분 김포공항을 이륙했다.
승객들은 불편함이 계속되자 다른 자리로 이동하거나 승무원에게 물을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여러 승객이 같은 증세로 승무원에게 조치를 요구하거나 항의하기도 했으나 항공사 측은 정확한 상황 파악을 하지 않은 채 비행기를 그대로 운항했다.
특히 이씨는 급기야 일부 어린이가 무서움을 느껴 울음을 터뜨렸고 머리 위 기내 선반(오버헤드빈)에서 산소마스크가 좌석 앞으로 내려왔다고 전했다.
산소마스크는 기내에 기압이 떨어지는 등의 비상 상황이 발생할 때 자동으로 개방되도록 돼 있다.
승객들은 놀란 마음에 급하게 산소마스크를 착용했고, 일부 승객들은 승무원의 도움을 받고서야 산소마스크를 썼다.
기내 압력 조절에 실패하면 기내 승객은 숨을 쉬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체내 압력이 팽창, 심할 경우 기절하는 등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제주항공 측은 이륙 48분이 지난 23일 오전 7시 18분 해당 장치에 고장을 알리는 계기판에 신호가 들어와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관제 기록에는 압력조절장치 이상과 관련한 신호가 오전 7시 14분에 잡힌 것으로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나타났다.
그러나 산소마스크가 계기판에 이상 신호가 들어온 시각 이전에 개방된 것 같다는 일부 승객의 주장이 있어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가 이 부분을 확인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는 장치 이상 원인 조사와 함께 운항 당시 상황이 가까운 공항으로 비상 착륙해야 하는 긴급 상황이었는지, 상황 수위에 따른 관련 규정대로 조치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비상상황으로 판단했을 경우 제주공항보다 더 가까운 군산이나 광주공항에 비상 착륙할 수 있었다.
당시 조종사는 항공기의 운항 고도를 1만8천 피트(ft)에서 8천 피트로 급강하해 19분 뒤인 오전 7시 37분께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은 "장치 이상이 발생하기 전에는 정상 운항했으며 고도를 1만 피트 이하로 내리면 기내외 압력이 충분히 조절돼 정상 운항할 수 있으므로 회항이나 비상착륙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항공 항공기는 이날 오전 6시 30분 승객 150여 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항해하던 중 장비 이상을 발견, 저공 비행해 제주공항에 착륙했다.
이 사고로 오전 8시 15분발 제주∼김포 항공기와 오전 10시발 김포∼제주 항공기 등 출·도착 항공기 5편이 줄줄이 결항, 500여명이 대체 편으로 갈아타는 불편을 겪었다.
(연합뉴스)
제주항공기 승객 "이륙 후 얼마 안 돼 귀 통증, 두통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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