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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11인승 소형 승합차 "속도제한 장치가 더 위험"

[취재파일] 11인승 소형 승합차 "속도제한 장치가 더 위험"

심우섭 기자 shimmy@sbs.co.kr

작성 2015.12.22 15:02 수정 2015.12.23 10: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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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11인승 소형 승합차 "속도제한 장치가 더 위험"
최근에 4인 가족만 돼도 승합차 이용하시는 분들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승차감도 승용차 못지않고 디젤은 연비도 좋은데다  무엇보다 넓은 공간에 편한 뒷자리 때문일 겁니다. 요즘 없어서 못판다는 기아의 카니발의 경우엔 7인승 9인승 11인승이 있고 스타렉스는 11인승, 12인승이 있습니다.

카니발 9인승과 11인승은 길이와 모양이 거의 비슷하고(전면 부 라이트 모양만 조금 다릅니다) 트렁크 공간에 의자 두개가 더 있는 건데 지금 대접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유는 바로 승합차의 속도제한 장치 때문입니다. 국토부가 안전 기준을 강화한다며 2013년 8월부터 11인승 승합차에 110km 속도제한장치를 의무적으로 달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대형 버스나 트럭 등 속도제한 안전 강화에 이어 내린 조치인 데 개정을 앞둔 시점부터 형평성 실효성 논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모양이 똑같은 7인승 9인승 모델은 물론 제한 장치가 없는 기존 출시 차량들과 뒤섞여 있는데 어떻게 이를 단속할 것인가 하는 겁니다.

여기에 "왜 9인승은 승용차로 분류되고 11인승은 승합차로 분류되는가" "11인승에 11명씩 꽉꽉 태우고 다니는 차들은 과연 얼마나 많은가" 등등 제기되는 불만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운전자들이 몸으로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차량 제어입니다. 전문가들은 차량이 자신의 뜻대로 컨트롤되지 않을 때 가장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속도도 마찬가지지요. 예를 들어 110km 고속도로에서 105km로 달리는 앞 차량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고속도 110km로 추월하려면 차선을 바꿔  상당한 거리를 달려야 할 것이고 그대로 뒤에서 따라가기엔 답답한 마음도 들겁니다. 결국 안나가는 차로 추월을 하려면 고속주행에서 차선을 여러 차례 바꿔야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국토부는 2013년 이 소형 승합차 속도제한 규칙을 내놓으면서 호주에서 화물차 사망자 43%, 승합차 사망자 70%가 감소했다는 89년 대비 91년 자료를 인용했습니다. 1989년 당시 차량 제작 기술은 어땠을까요? 도로 사정은 어땠 을까요? ABS나 TCS같은 기술이 빠진 승합차와 화물차의 안정성은 지금보다 훨씬 떨어졌을 겁니다.

상황이 이러니 실제로 11인승 승합차를 구입한 뒤 불법으로 속도제한 장치를 푸는 운전자들이 상당수입니다.그야말로 도덕적 해이를 부르고 범법자를 양산하는 규칙 아닐까요? 버스나 트럭같은 대형 차량에는 속도제한장치가 불가피하더라도 11인승 승합차의 경우엔 속도 단속 카메라들이 엄연히 작동하고 있는 만큼 속도제한 장치보다 운전자 스스로 속도를 지키도록 계도하는 게 옳은 일일 겁니다. 

(사진=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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