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통업계의 공룡인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조스가 지난 2013년 유력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데 이어 최근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홍콩의 대표적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수하는 등 기업인들의 미디어 영역 진출이 늘어나고있다.
미 네바다주 최대 일간지인 라스베이거스 리뷰 저널도 최근 카지노 재벌인 셸던 아델슨에 인수된 것으로 18일 보도됐다.
대기업 그룹의 미디어 진출은 드문 사례는 아니나 특히 중국 최대 부호 마윈(馬雲) 회장이 이끄는 알리바바의 SCMP 인수는 중국으로부터 반(半) 자치상태인 홍콩의 정치 및 언론상황, 마 회장과 중국 지도부와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여러 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이 홍콩에 대한 장악을 강화하고 불만에 재갈을 물리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의 언론 인수가 초래할지 모를 언론자유의 추가적인 침해에 대한 우려도 높다.
알리바바의 SCMP 인수후 SCMP의 논조가 적극적인 친중(親中)으로 선회할 경우 이는 마윈 회장과 알리바바에 대한 국제적 이미지를 악화시켜 알리바바 기업 자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알리바바는 또 지난 7월부터 홍콩의 중국어 일간지 밍바오(明報)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의 최대 IT 부호인 마윈 회장의 알리바바가 굳이 경제적, 정치적 문제를 안고 있는 홍콩의 신문을 인수한 배경에 대해 분석도 분분하다.
SCMP는 한때 아시아의 가장 영향력있는 영자지로 높은 수익성을 과시했지만 근래 여느 다른 신문들처럼 광고판매 하락과 구독율 감소 등으로 곤경에 처한 상태.
현재 발행 부수는 약 10만부로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하락했다.
중국 본토의 언론에 비해 보다 비판적 보도로 그동안 베일에 쌓인 중국을 이해하는 관문 역할을 해왔지만 지난 1993년 말레이시아 목재 재벌 로버트 ?(郭鶴年)에 인수되면서부터 다소 맥빠진 보도로 비판을 받아왔다.
알리바바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홍콩 유력 매체인 밍바오는 전반적으로 친중국적이나 본토의 민주주의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독립적인 시각을 견지해왔다.
아직도 종종 중국에 비판적이며 홍콩의 식자층에 영향력을 갖고 있으나 SCMP와 마찬가지로 재정난을 겪고 있다.
마윈의 자금력과 인터넷 기술, 그리고 마 회장 개인의 중국 최고 지도부와의 친분 등을 감안할 때 SCMP의 전면적인 변화 가능성도 예측되고 있다.
SCMP 인수와 관련해 마윈의 개인적 평판과 홍콩에서 언론자유의 장래, 그리고 국제적 권위를 확보하려는 중국 당국의 의지 등이 주요 관심 사안이다.
홍콩의 언론인들은 이미 본토와 사업 관계를 갖고 있는 사주들로부터 자기검열이라는 물리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마회장의 최측근인 차이충신(蔡崇信) 알리바바 부회장은 한 인터뷰를 통해 SCMP에 대해 중국에 보다 우호적인 시각을 가질 것을 촉구하고 나서 향후 편집 방향과 관련해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는 편집권 독립과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공정한 보도를 약속했으나 한편으로 서방 언론들이 중국의 통치방식을 수긍하지 못하면서 중국에 대한 보도시각이 오염돼있다고 비난했다.
홍콩대 중국 미디어 전문가인 데이비드 반두르스키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에 "그가 말하는 객관성은 편견없는 사실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보도를 지칭하기 보다, 중국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객관적이라는 중국 공산당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두르스키 교수는 차이 부회장의 발언은 아마도 마 회장과 같은 대기업인이 신문을 인수함으로써 국가의 미디어 장악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하는 당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은 알리바바와 같은 민간 기업이 당의 노선에 따를 것이라는데 충분한 신뢰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알리바바 측은 중국을 보다 잘 이해하면 알리바바에 대해서도 잘 알게될 것이라고 인수 배경을 설명하면서 세계 독자들을 확보하고 중국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며 궁극적으로 자신들의 핵심 사업에 도움이 되도록 온라인 유료 구독제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알리바바가 언론에 의해 잘못 알려진 게 많다고 주장했는데 아직도 미국 등 주요국으로부터 지적을 받는 지적재산권 침해와 모조품 판매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알리바바가 중국의 다른 기업들처럼 중국 당국으로부터 정치적 특혜를 받기 위해 신문을 인수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는 홍콩의 언론자유에 대한 추가적인 제한과 알리바바 자체의 정치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벤 블랜드는 지적했다.
블랜드는 그러나 만약 이렇게 될 경우 알리바바가 정치 및 사업적으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SCMP가 공산당 노선에 너무 근접할 경우 서방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CCTV와 차이나데일리와 같은 고도의 검열을 받는 국영매체들을 단순히 국제화하는 방식으로 이른바 소프트파워 전략을 폈지만 목표했던 대외 이미지 개선이나 영향력 확보에 실패했다.
마 회장이 만약 권력의 비위를 맞추는 노선을 모색한다면 개인 및 기업에 대한 이미지 하락으로 사업 측면에서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블랜드는 경고했다.
홍콩 중문대학 중국정치학교수 윌리 람은 SCMP 인수 및 밍바오 인수설과 관련해 마 회장이 중국의 소프트파어 전략에 동조해 미디어왕국을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간기업을 이용해 언론사를 매입하는 것을 국가가 후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마윈이 미디어왕국 꿈꾸는 이유…"알리바바·중국 편견 시정?"
중국 최고지도부와도 친분…친중 노선 견지할 경우 역풍 맞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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