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와 국제 유가 폭락으로 고통받는 러시아 경제에도 더 큰 부담을 안 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의 고금리를 쫓아 신흥국 시장에서 자본 유출이 시작되면 러시아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자본 유출 규모가 600억 달러를 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던 러시아 재무부의 전망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달러 강세로 유가가 더 떨어지면서 주요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의 달러 수입이 줄어들어 재정 운용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현지 통화인 루블화 가치가 하락해 금융 시장이 불안해지고 인플레 등의 경제 혼란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에서 에너지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수출의 70%, 정부 재정 수입의 5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유가 추가 하락으로 외화 수입이 줄면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잡고 있는 내년도 예산 정책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폭등하는 루블화 환율 방어를 위해 중앙은행이 외화를 풀기 시작하면 지난해 위기 전 5천억 달러 이상에서 이미 3천650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외환보유액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 수 있다.
유가 폭락 영향으로 달러 대비 루블화 공식 환율은 15일 이미 1998년 경제위기 와중에 1만 루블 화폐 액면가를 10루블로 변경하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을 실시한 이후 최고치인 70.82루블까지 올랐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국제 유가 하락세와 함께 루블화 환율에 또 다른 압박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서방 제재와 저유가 영향으로 인한 경제난이 가중되던 지난해 12월 16일 모스크바 외환 시장에서 달러당 루블화 환율은 80루블을 넘은 적이 있고, 유로당 루블화 환율은 같은 날 100루블을 상회하기도 했다.
중앙은행은 당시 환율 폭등 사태를 진정시키고자 기준금리를 10.5%에서 17%로 대폭 인상했다가 올해 들어 여러 차례에 걸쳐 11%까지 내린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 저유가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란 악재가 겹치면서 루블화 환율이 달러당 100루블 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예상만큼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러시아 투자은행 '르네상스 캐피털'의 분석가 올렉 쿠지민은 "미국 금리 인상이 러시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긴 하겠지만, 다른 신흥국들만큼은 아닐 것"이라면서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가 예전처럼 미국과 경제적으로 그렇게 밀접하게 연관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미 금리인상' 경제난 러시아에도 자본유출 등 타격 불가피
유가 추가 하락 따른 달러수입 감소, 루블화 가치 폭락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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