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에서 발생한 베트남 이주여성 일가족 살해사건과 관련, 전국 이주여성 관련 단체들이 16일 경남 진주경찰서 상대지구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무성한 초기대응을 질타했다.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회원 30여 명은 이날 회견에서 "이주여성의 현 남편이 '아내가 딸과 함께 전 남편을 만나러 갔는데 돌아오지 않고 휴대전화기도 꺼져 있어 납치된 것 같다'고 신고했을 때 진주 경찰이 적극적인 초기대응에 나섰다면 사건을 막을 수도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찰이 이런 내용의 신고를 접수하고도 곧바로 위기대응에 나서지 않고 단순 가출로 처리해 사실상 살인이 이뤄지기까지 시간을 제공한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살해당한 이주여성의 현 남편의 신고를 받고도 적극 조치하지 않은 경찰관에 대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가정폭력으로 이혼에 이르렀거나 별거 중이면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면접 교섭권을 거부할 권리를 여성에게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원들은 이날 기자회견과 함께 살해당한 이주여성과 아이를 위한 추모식을 열었다.
이주여성과 아이를 애도하는 의미로 검은 바탕에 '이국땅에서 죽음 더는 안 된다, 한국정부는 이주여성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는 등 글귀를 흰색으로 적은 피켓과 현수막을 준비했다.
진주경찰서는 이주여성 현 남편이 신고할 당시 근무한 상대지구대 경찰관을 상대로 감찰조사를 벌이고 있다.
직무 안내서에 따라 제대로 초기대응했는지 등을 조사해 잘못된 부분이 드러나면 징계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7일 오전 6시 20분께 서울 구로구 오금교 인근에서 조모(52)씨와 베트남 국적의 전처 A(31)씨, 딸(6)이 숨진 채 발견됐다.
조씨는 교량의 보행경사로 근처에서 목을 매 숨졌고, 전처와 딸은 인근에 세워진 조씨 명의의 승용차 안에 숨져 있었다.
감식 결과 전처는 목을 졸렸고 딸은 차 안의 쿠션으로 입이 막혀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조 씨는 2008년 베트남 출신 A 씨와 결혼해 딸을 뒀으나 2013년 이혼했고, 한국인으로 귀화한 A 씨는 베트남 출신 남성과 재혼해 진주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연합뉴스)
"이주여성 일가족 살해사건 경찰 대응 무성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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