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경찰의 공권력 남용 및 과잉진압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가중폭행 및 직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시카고 경찰 간부가 법원의 면죄부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일리노이 주 쿡카운티 법원은 용의자 입에 총신을 넣고 위협을 가한 전 시카고 해리슨 지구 경찰서장 글렌 에븐스(53)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담당 판사 다이앤 캐논은 사건 피해자 리키 윌리엄스(25)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에븐스의 권총에 남아있던 윌리엄스의 유전자(DNA)가 입 속에서 직접 묻어난 것인지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 근거를 설명했다.
에븐스는 시카고 남부 우범지역 그랜드크로싱의 경찰서장이던 2013년 1월, 2명의 부하직원과 함께 순찰을 하다 길모퉁이에 서있는 윌리엄스가 총을 쥔 것으로 오인하고 뒤쫓아가 45구경 권총을 입에 밀어넣고 다른 한 손으로는 전기충격기로 협박을 가하면서 자백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주 사흘에 걸쳐 진행된 재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윌리엄스는 "총구가 목구멍까지 닿았고 구강 내 출혈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에븐스가 범죄자와 다를 바 없는 폭력을 행사했다"며 "범죄 해결을 명분으로 범죄를 자행하는 일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작년 8월 에븐스 서장을 기소하면서 그의 45구경 권총 내부에 남아있던 윌리엄스의 타액 DNA를 결정적 증거로 제시했다.
이들은 에븐스가 독립경찰수사국(IPRA)에 권총을 제출하면서 총 안팎을 닦아 사실을 은폐하려 했으나, 닦아내기 어려운 곳에 DNA가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븐스의 변호인단은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에븐스 서장의 손에 묻은 윌리엄스의 타액이 권총에 옮겨묻은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고, 판사는 이를 수용했다.
윌리엄스의 변호인은 이날 판결에 큰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시카고 시를 상대로 민권 소송을 제기할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에븐스가 윌리엄스에게 과도하고 부당한 공권력을 행사해 헌법에 명시된 기본적 인권을 침해했다"면서 "민사 소송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이날 공판에 참석한 에븐스는 아무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판사가 판결문을 낭독한 직후 법정을 떠났다.
기소와 함께 직위 해제된 그는 복직 가능성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에븐스는 경찰 수뇌부로부터 "우범 지역 치안을 맡아 범죄와 싸우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카고 ABC방송은 그가 28년 재직기간 주민들로부터 약 50차례 고발됐으나 처벌받은 경우는 없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용의자 입에 총신 넣어 제압 美시카고 경찰 무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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