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에볼라 창궐을 공식 발표하기 수일 전 이미 미국의 전염병 전문가들은 보건 당국과 국방부 주요 기관들에 에볼라 확산 위험성을 경고했다.
전염병관련 세계 도처의 언론보도 내용과 트위터 등과 같은 사회관계 매체들의 게시글을 뒤져 분석하는 질병정보 프로그램인 '헬스맵'을 개발, 운용한 덕분이다.
세계를 동시에 실시간 연결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검색이 보편화됨에 따라 SNS나 인터넷 검색창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자료가 대규모 재난·재해 발생의 전조와 그 확산 경로, 피해 규모 등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뉴욕타임스 14일자 한 기고문은 미국에서 이슬람 혐오증관련 구글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슬람 혐오증이 9·11테러 공격 직후 이래 최고조이며, 따라서 공식통계가 나오기 전이지만 반무슬림 증오범죄 역시 최고조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경제분석자로 언론기고 활동을 활발히 하는 세스 스티븐스-다비도위츠 등은 '무슬림을 죽여라' 등과 같은 이슬람 혐오증 검색어들이 파리 테러공격 직후 주에 그 직전 주보다 10배 많아진 이후 오름세를 타다가 샌버나디노 총격 사건 후엔 더 치솟았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13년 사이 자료를 분석하면 반무슬림 검색어와 반무슬림 증오범죄 사이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
2010년 9·11테러 현장의 이슬람사원 건축 논란 때나 9·11 기념일 전후에 이슬람 혐오증 검색이 많아지면 어김없이 반무슬림 증오범죄건수도 많아졌다는 것.
이들은 자신들의 분석모델이 맞다면, 올해 반무슬림 증오범죄는 지난해 약 180건보다 많은 200건 이상을 기록, 2001년 이래 최악의 반무슬림 증오범죄의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0건은 미국 내 무슬림 1만 명에 1명꼴로 증오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셈이어서 자동차 사고 사망률 정도이지만, 모든 무슬림은 늘 증오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이슬람 혐오증에 대한 처방에서도 필자들은 '뾰족한 수가 없다'는 어두운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서로 어울리면 편견과 적대감이 줄어든다는 '접촉가설'에 근거한 문화통합 처방의 경우,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카운티 10곳에서 검색어를 찾아본 결과 반무슬림 검색률이 이들 카운티를 제외한 미국 전역의 평균보다 약 8배나 높아, 접촉가설과 반대 결과가 나왔다는 것.
이들 10개 카운티는 미국 전체 무슬림 인구비율 0.9%보다 10배 이상인 11%가 무슬림인 곳이다.
지도자들이 관용의 중요성과 증오의 비합리성을 설파하는 방법의 효용성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난 6일 대국민 연설에 대한 반응을 보면 기대와 다르다.
오바마 대통령이 "차별을 거부하는 것이 모든 미국민의 책임"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무슬림 관련 검색어는 "테러리스트" "폭력적인" "악마적인" 등의 부정적인 표현들이 2배로 증가했다.
"쇠귀에 경 읽기 정도가 아니라 도리어 불관용을 더 불러일으키는 역작용"이 나타났다고 기고문 필자들은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자 심사에 종교를 배제해야 한다고 말한 대목에선 시리아 난민에 대한 부정적인 검색어가 60% 증가했다.
"자유가 두려움보다 더 힘이 있음을 잊지 말자"고 호소했지만 그의 연설도중 "무슬림을 죽이자"는 검색이 평소보다 3배나 늘어나기도 했다.
다만, "무슬림 미국인은 우리의 친구, 이웃, 직장 동료, 스포츠 영웅이다. 그렇다, 우리의 남녀 미국군인이기도 하다"는 대목에서 1년여 만에 처음으로 "무슬림" 다음에 오는 말로 "테러리스트" 같은 말 대신 "스포츠선수" "군인"이 더 많이 나왔다.
이는 이슬람 혐오증의 새로운 처방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대통령 연설문 책임자인 존 파브로는 미국 프로농구 최고스타 중 한 사람이었던 샤킬 오닐이 무슬림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안 사람들의 `충격의 트윗'이 급증한 점을 지적했다.
"평생 우러러온 영웅이 무슬림임을 깨닫는 것은 곧 이슬람도 과거부터 현재까지 미국의 일부였고 일부임을 강하게 일깨워주는 것"이라는 것이다.
필자들은 "화난 군중" 속의 선한 천성에 호소해봐야 실패가 뻔할 뿐이니 군중의 분노를 지피는 집단에 관해 "눈에 보이지 않게 군중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새로운 정보를 주고,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주는 게 군중의 생각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합뉴스)
美 이슬람 혐오증 9·11 이래 최고조…증오범죄도 최고조 예측
구글 검색어 분석 결과…혐오증 검색어 늘면 실제 증오범죄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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