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미 쓰인 책을 다른 사람이 표지만 바꿔서 다시 출판하는 걸 일명 '표지 갈이'라고 부릅니다. 양심을 팔아 연구실적을 올려 온 대학교수 100여 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민경호 기자입니다.
<기자>
수십 년간 대학가에서 성행하던 일명 '표지 갈이'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서 교수 179명을 기소했습니다.
'표지갈이'란 다른 사람이 쓴 책의 표지만 바꿔 자신이 쓴 것처럼 꾸며 출판하는 걸 뜻합니다.
일부 교수는 의심을 피하려고 책 제목에서 한두 글자를 넣거나 빼는 수법도 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표지 갈이는 그동안 허위 저자와 출판사뿐만 아니라 원저자도 이를 묵인해와 단속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허위 저자는 연구실적을 올리는데, 출판사는 비인기 전공 서적의 재고를 처리하는 데, 각각 표지 갈이가 필요했던 겁니다.
또 출판사들이 이공계 서적 출판을 선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니 원저자 입장에선 앞으로 책을 낼 출판사를 확보하고자 표지 갈이를 묵인했습니다.
특히 출판사들은 교수들이 다른 곳에서 책을 내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으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의정부 지방검찰청은 전국 110개 대학교수 74명을 기소하고 105명을 벌금 1천만 원에 약식기소했습니다.
또 이들과 짜고 책을 낸 4개 출판사 임직원 5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이번에 적발된 교수의 명단을 해당 대학에 통보하는 한편, '연구부정행위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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