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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는 베이징?

[취재파일]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는 베이징?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는 베이징?

스모그가 또 한 차례 중국을 휩쓸고 지나갔다. 중국 베이징에는 사상 처음으로 대기오염 최고등급인 스모그 적색경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중국에 스모그가 나타나기만 하면 걱정이 앞서는데 다행스럽게도 바람의 방향이 한반도로 향하지는 않았다. 지난 11월 초와 11월 말, 그리고 이번까지 중국에서는 기록적인 스모그가 발생했지만 세 차례 모두 스모그가 한반도를 강타하지는 않았다.

전 세계에서 스모그가 가장 심한 도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는 어디일까?

기온과 바람, 강수량 같은 기상변수는 세계 각국이 적어도 12시간 간격으로, 보통  매시간 측정하고 측정한 정보를 서로 교환한다. 따라서 기상정보를 교환하지 않는 전시(戰時)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 어느 지역이든 그 지역의 기상 상황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스모그 즉, 대기오염 상황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대기 중에 미세먼지(PM10)가 어느 정도인지, 초미세먼지(PM2.5)가 얼마나 되는지, 또 황산염이나 질산염은 어느 정도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스모그를 일으키는 미세먼지와 기상변수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미세먼지는 주로 오염물질로 일종의 쓰레기로 볼 수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국이 최근 들어 미세먼지 정보를 공개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미세먼지 관측 자료를 굳이 다른 나라에까지 알릴 필요는 없다. 우리 집 어디에 쓰레기가 쌓여 있고 그 양이 얼마나 되는지 굳이 옆집에 알리지 않는 것과 마찬 가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2014년) 재미있는 자료를 하나 내놨다. 전 세계에 있는 도시의 대기오염 정도 즉,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발표한 것이다.

발표는 2014년에 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어느 도시는 2013년 통계자료, 또 어느 도시는 2008년 자료로 되어 있다. 특히 각국이 공식적으로 잘 발표하지 않는 자료를 각국의 기관이나 연구소 등 여러 기관에서 수집해 통계를 작성하다 보니 정확성에 문제가 있는 부분도 있다.

WHO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는 인도의 델리(Delhi)다. 특히 대기 오염이 심한 상위 20개 도시 가운데 인도 도시가 13개나 포함 돼 있다. 델리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53㎍/㎥, 세계보건기구의 연평균 가이드라인이 10㎍/㎥인 점을 고려하면 15배나 높은 것이다.

인도를 제외하면 파키스탄 도시 3개, 그리고 이란과 방글라데시, 터키, 카타르 도시가 각각 1개씩 포함돼 있다. 대기 오염이 극심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의 도시는 상위 20위에 하나도 끼어 있지 않다(그림 참조, 자료: WHO).

실제로 중국의 대기오염 상황이 인도보다 훨씬 좋은 것일까? WHO 자료를 보면 2010년 중국 베이징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56㎍/㎥으로 되어 있다. 중국의 스모그가 극심하다고 하지만 인도에 비하면 심하지 않을 가능성도 물론 있다. 하지만 중국이 그동안 오염 자료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거나 오염 수치를 정확하게 발표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미 국무부가 중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이나 여행객을 위해 중국에 있는 미국 기관에서 관측해 발표하는 베이징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2010년에는 104㎍/㎥, 2014년은 98㎍/㎥이었다. 하루 중 최대 농도도 2012년 1월 23일 994㎍/㎥까지 치솟은 것을 비롯해 600~1,000㎍/㎥을 기록하고 있다. 요즘 중국에서 들려오는 스모그 농도와 비슷한 수준이다(그림 참조, 자료:미 국무부).

미 국무부 자료를 기준으로 볼 경우 인도와 중국 도시들이 세계 최고의 오염도시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14년 중국 환경보호부가 발표한 중국 내 74개 도시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보면 허베이 성의 싱타이(Xingtai)가 155.2㎍/㎥까지 올라가 중국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로 기록됐고 2위는 같은 허베이 성의 스좌장(Shijiazhuang, 148㎍/㎥), 3위는 허베이 성의 바오딩(Baoding,148.5㎍/㎥)이 차지했다. 베이징은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90.1㎍/㎥를 기록해 13위에 올랐다.

결국 세계에서 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로 알려진 인도의 델리와 중국 허베이 성 도시의 대기 오염도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지금상태에서 딱 꼬집어 어느 도시가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라고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WHO자료와 미 국무부 자료, 중국 환경보호부 자료를 종합해 볼 때 델리를 비롯한 인도의 도시와 중국 베이징 주변 허베이 성 중공업 지대에 있는 도시가 최고의 영광 아닌 영광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중국이 목표로 하는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35㎍/㎥ 이하로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2013년에 이 조건을 만족하는 도시는 74개 도시 가운데 티베트 라사(Lhasa)를 비롯해 단 3개 도시에 불과했다. 2015년 발표에서는 목표 기준치(35㎍/㎥이하)를 만족시킨 도시가 8개로 늘면서 중국이 오염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하지만 전체적인 대기오염 상황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올해 발표에서는 지난해 3위였던 바오딩(Baoding)이 가장 오염이 심한 도시로 올라섰고 이어 싱타이(Xingtai), 스좌장(Shijiazhuang) 순이었다. 최악의 스모그라고 하면 베이징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베이징은 인도를 제외하고 중국 내에서도 최악의 대기오염 도시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2014년 서울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4㎍/㎥이다(자료:서울시). WHO 자료를 보면 2010년 일본 오사카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서울의 절반도 안 되는 9㎍/㎥, 201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0㎍/㎥, 미국 콜로라도 볼더(Boulder)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7㎍/㎥이다.

공기가 깨끗한 지역으로 꼽히는 전 세계 대부분 도시는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0㎍/㎥이 채 안 된다. 미국에서 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 가운데 하나인 캘리포니아 LA북쪽 베이커스필드(Bakersfield)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5㎍/㎥다.

WHO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가이드라인은 10㎍/㎥이다.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0㎍/㎥을 넘어서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오염이 가장 심한 중국과 인도는 초미세먼지 농도를 지금보다 1/10~1/15로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도 초미세 먼지 농도를 지금(24㎍/㎥)의 절반이하로 줄여야 시민들이 미세먼지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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