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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노동구호 울려 퍼진 조계사…신도들 복잡한 심경

한상균 동선 따라 인간띠 만들어 만일의 사태 대비

빗속 노동구호 울려 퍼진 조계사…신도들 복잡한 심경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자진퇴거한 1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는 평소 조용하던 풍경과 달리 살벌한 구호들이 넘쳐났다.

조계사 주변은 입구마다 경찰들의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입구를 몇 겹으로 막아선 경찰은 신분확인을 거친 뒤에야 조계사 경내로 사람들을 출입시켰다.

경내에는 미리 약속된 한 위원장의 동선에 따라 조계사 직원들로 만든 인간띠가 둘러졌다.

수많은 취재진과 민주노총 관계자가 몰린 만큼 서로 밀고 밀리다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 등에 대비한 것이다.

약속된 시간인 오전 10시 20분을 조금 넘어선 시각 한 위원장은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 스님과 함께 그동안 은신해 있던 도심포교 100주년 기념관을 나와 수십m 떨어진 대웅전에서 3배를 했다.

그런 다음 대웅전 옆에 있는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 내 조계종 총무원장 집무실로 들어가 자승 스님과 20분가량 면담을 마치고 경내에 마련된 세월호 추모공간인 생명평화법당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한 위원장이 이 동선을 따라 이동하는 동안 경내에 있던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위원장님 힘내세요!", "노동개혁 분쇄!"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수십명의 민주노총 중앙위원회 위원과 조합원들은 미리 생명평화법안 앞 기자회견장에서 빨간색 손 피켓을 들고 서서 "우리가 한상균이다. 노동개혁 박살내자!", "한상균은 무죄다!"라고 소리쳤다.

오전 10시50분께 기자회견장으로 온 한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과 질의응답을 마친 뒤 조계사 정문으로 나가 경찰에 체포됐다.

조계사에 은신한 지 24일 만이다.

그는 나가는 동안 주변에 선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악수하거나 포옹하면서 "괜찮다"고 말했다.

일부 조합원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약 1시간가량 이어진 한 위원장의 퇴거 장면을 지켜본 신도들은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기도하러 절에 왔다는 신도 백모(65·여) 씨는 "한 위원장이 나가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불편했지만, 불자의 심정으로 이 모습을 보니 안 됐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도는 "그동안 스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신도로서 그런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이 밖으로 나온 한 위원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하려고 할 때 잠시 소요가 일자 일부 신도는 "절에서 고성이 오가는 게 불편하다"며 언짢은 마음을 내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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